[투구 분석]뼈 아픈 한 방, 하지만 허프는 실투를 하지 않았다

  • 등록 2016-10-22 오후 4:27:49

    수정 2016-10-22 오후 5:03:27

허프가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서 7회 박석민에게 홈런을 맞은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원=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 에이스 허프가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허프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7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홈런 한 방이 뼈아팠다.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지만 7회 2사 1루서 박석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0-0이던 팽팽한 균형도 이 순간 끝났다.

출발이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1회 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하지만 빼어난 제구력과 완급 조절을 통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 발 빠른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타자는 물론 주자도 잘 묶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회엔 1사 1루서 권희동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탈출했고 3회엔 무사 1루서 NC가 번트로 허프를 압박했지만 박민우와 김성욱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또 한 번의 고비를 넘어섰다.

이후 거침 없는 행진이 이어졌다. 4회 부터 6회까지 3이닝을 내리 삼자 범퇴로 돌려세웠다.

호투의 배경엔 컷 패스트볼이 있었다.

허프는 투 피치 투수다. 직구와 체인지업 2개의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하지만 허프에겐 또 하나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컷 패스트볼이다. 이 공을 우타자 몸쪽으로 섞어 던지며 타자의 혼란을 유발했다.

허프가 두 가지 구종만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우타자를 상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패턴은 몸쪽 직구를 던진 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는 것이다.

컷 패스트 볼이 위력적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타자가 허프를 상대할 때 몸쪽으로 빠른 공이 오면 100% 직구 타이밍에 스윙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몸쪽으로 더 꺾여 들어오는 컷 패스트볼은 우타자의 방망이를 빗겨갈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됐다. 허프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홈런은 피할 수 없는 한 방이었다. 허프는 실투를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서 우타자를 상대로 위력을 보였던 몸쪽 공을 바짝 붙여 박석민에게 던졌다. NC 전력분석팀의 홈런 그래픽을 보면 박석민이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쳐서 홈런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박석민 홈런 그래픽
허프는 1-2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쪽 빠지는 볼을 던졌지만 이 공을 박석민이 기가 막히게 받아쳐 홈런을 만든 것이다. 허프는 끝까지 실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상대가 너무 강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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