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정이도 작가 “약자 외면하지 않는 세상되길”(인터뷰③)

  • 등록 2017-09-23 오후 1:51:00

    수정 2017-09-23 오후 4:00:55

정이도 작가(사진=OC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첫 작품부터 문제적 드라마다. 24일 종영하는 케이블채널 OCN 토일 미니시리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다. 사이비 종교를 중심으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이야기한다. 신선한 소재와 흡입력 있는 전개로 호평 받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의 초대작으로, 정이도 작가와 김성수 감독의 첫 드라마다.

그 가운데 정 작가는 OCN과 특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한예종 극작과 출신으로 2012년 OCN 초대 공모전 수상자다. 당시 성수대교 참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썼다. 사회적 이슈와 드라마를 결합시키는 정 작가의 뚜렷한 색깔을 읽을 수 있다. ‘구해줘’ 역시 그가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에 매료되면서 시작된 작품이다. ‘사이비 종교 드라마’라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연 정 작가를 만나봤다. (인터뷰②에서 이어)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에서 이야기를 확장해 공동체와 비겁한 어른들에 대해 말한다.

△‘구해줘’는 우선 종교를 이용해 누군가의 영혼을 속이는 이야기다. 더불어 그것이 우리 사회에 축소판처럼 그려졌으면 했다.

―청년 4인방이 사랑하는 여자도 아니고 목숨 걸고 친구를 구한다는 설정은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명확한 러브라인을 넣지 않은 이유가 있다. 물론 첫사랑을 구하는 설정이 더 오락적 재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배제한 것은 ‘사랑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구하는 이야기’는 그동안 많았기 때문이다. 인간 대 인간의 마음으로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구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외면한다.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손을 내민다면 세상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색다른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뜻에 김성수 감독이나 제작사, 채널도 공감해줬다. 고맙다.

사진=히든시퀀스
―기존 드라마에서 소도시는 정이 넘치는 따뜻한 공간으로 그려진다. ‘구해줘’ 속 무지는 그렇지 않다.

△무지(無知)는 가상의 지역명이다.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알듯 모를 듯 베일에 싸인 지역이다. 백정기도 선한 것 같지만, 점차 악마성을 드러낸다. 그런 공간이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 모순과 이중성을 담고 있으면 했다. 초반에는 인물에 집중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읽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정 작가가 생각하는 ‘믿음’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강요해선 안 된다. 상대방의 아픈 속내를 들어주는 것이 참된 믿음으로 발전한다고 본다. 잘못된 종교들은 신도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그들을 이용하려고 한다. 믿음의 변질이 아닌가 싶다.

―곧 드라마가 끝난다. ‘구해줘’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약자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여기서 이 드라마가 시작됐다. 원작에서 임상미는 “도와줘”라고 말한다. 그렇게 읊조린 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어떻게 되나.

△장르물로 한 우물을 파고 싶다. 다음 작품도 장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구해줘’ 보다 밝을 수도, 어두울 수도 있다. 다만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재조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엔 종군 기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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