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파이터’ 김보성 “시합에 져서 오히려 다행”(인터뷰①)

  • 등록 2017-01-04 오전 9:15:00

    수정 2017-01-04 오후 2:57:22

김보성(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배우 김보성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선글라스 너머 오른쪽 눈 주변이 2mm정도 함몰됐지만, 그의 표정은 희망찼다. 그는 “의리!”를 외치며 “2017년에도 ‘정의’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지난달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035(ROAD FC 035) 스페셜 매치 웰터급에 출전하면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정식 데뷔했다. 일본 콘도 테츠오와 맞붙어 1라운드에서 패배했지만,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한 경기였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 온몸을 내던진 그의 헌신은 귀감이 됐다. 최근에는 로드FC를 통해 경기 수익금 등이 병원에 전달됐다. 소아암 환자의 수술비와 치료비로 쓰일 예정이다. 그에겐 부상을 남겼지만, 당초 계획한 목표는 달성했다.

단 한 번의 경기를 위해 그는 지난 1년6개월 동안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중년의 나이에 이종격투기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의리 파이터’ 김보성으로부터 지난 데뷔전과 근황에 대해 들어봤다.

―데뷔전 이후 3주가 지났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그 외 시간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체중 때문에 멀리했던 케이크랑 초콜릿도 먹었다. 부상 때문에 술을 먹지 않으니까 체중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 9월 삭발한 후 거의 술은 안 먹는다. 원래 애주가인데 자연스럽게 술을 끊었다. 담배도 많이 줄었다.

―데뷔전을 준비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훈련 중 부상도 있었다. 팔꿈치, 발꿈치 다 부상이 생겼다. 보호 장치가 있어도 강한 타격을 받으면 두통이 이틀은 간다. 젊은 친구들과 하다보면 체력적인 면에서 ‘예전 같지 않구나’ 싶더라. 그것보다 심적인 압박감이 컸다. 소아암 환자들을 돌보자는 신념에 시작한 일인데 승패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더라. 경기의 취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막바지에는 훈련에 올인했다.

김보성은 지난 시합으로 오른쪽 눈 주위가 1.8cm 골절됐다. 수술을 받는 방법도 있었지만 시력 보호를 위해 수술을 포기했다. 김보성은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6급으로, 오른쪽 눈도 고도 근시다.

김보성(사진=한대욱 기자)
△시합 중에 제대로 오른쪽 눈을 맞았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여러 차례 오른쪽 눈을 맞아서 복합골절이 됐다고 하더라. 그러다 3분 정도 아무것도 안 보였다. 암바는 정신력으로 어떻게 버틴다고 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건 정말 당황했다. 공포가 밀려오더라. 정신력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었다. 나중에 파이터들에게 물어봤다. 드문 경우라고 하더라. 전문의 말이 시신경이 충격에 의해 일시적으로 끊어졌다가 다시 붙은 게 아닌가 싶다고 하더라. 아직도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

―격투기를 후회한 적은 없나.

△전혀. 준비 하면서 영화 두 편을 고사했고,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런 후회는 절대 없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다만 아내와 약속한 것이 있다. 왼쪽 눈이 시각장애 6급이라 오른쪽 눈을 보호해 달라고 했다. 가드를 올리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경기 자체에 대한 그런 건 전혀 없다. 이기기 위해 출전한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졌기 때문에 경기의 취지가 더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이겼으면 환호를 받았겠지만 소아암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는 덜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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