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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장면? 눈물 펑펑 감정신”
지난달 23일 종영한 KBS2 드라마 ‘저글러스’는 그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낸 작품이었다. 그가 맡은 마보나는 좌윤이(백진희 분)의 친구이자 비서계의 신화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긴장감 조성에 한몫 하던 마보나는 후반부 이르러 안타까운 사연으로 뭉클함을 안겼다. 두 차례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차주영은 “캐릭터와 관련된 설정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 부분을 염두해 연기했는데 처음엔 혼자 너무 무거운 건 아닌지 조금 걱정했다”고 말했다.
10회에서 청각장애인인 아버지를 보낸 후 오열하는 장면은 명장면 중 하나였다. 10회 대본을 받은 차주영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해당 장면을 기다렸다. 걱정과 달리 촬영은 엔지(NG) 없이 한 번에 촬영을 마쳤다. “슛” 소리와 함께 캐릭터에 몰입한 그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영어 실력?…美대학 경영학과 출신
차주영은 극중 유창한 영어 발음으로 눈길을 끌었다. 중학교 졸업 후 말레이시아로 홀로 유학을 떠나 미국 유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덕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현대무용을 배운 차주영의 어린 시절 꿈은 무용가였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말레이시아로 가면서 예고 진학은 접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유학을 앞두고 엉엉 울었다는 그는 “막상 가서는 전교 회장을 했다. 가끔 스스로 ‘모순 덩어리’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적응력 하나는 타고난 것 같다”고 웃었다.
대학에선 연기와 거리가 있는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인문학과 경영학 중에서 고민하던 차 아버지의 추천을 받아들였다. 학기 중 한국으로 돌아와 증권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도 했다.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뉴욕에서 금융인으로서 순탄한 길을 가게 될 줄 알았다. 그럼에도 “연예인할 생각이 없느냐”는 지인의 말이 계속 떠올랐다. 어린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명함을 받았을 때도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한 아버지였다. 역시 아버지의 반대는 거셌다. 끊임없이 설득만이 답이었다. 그는 “배우는 생애 처음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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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 만난 작품이 2016년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었다. 당시 이윤정 PD는 경력이 전문한 차주영의 가능성을 보고 조연으로 발탁했다. 그렇게 KBS2 ‘월계수 양복점’(2016), MBC ‘빙구’(2017) 등을 거쳐 ‘저글러스’를 만났다.
“‘저글러스’를 하면서 제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죠. 그래서인지 ‘저글러스’는 애틋한 작품입니다.”
“남은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어요. 일도 많이 하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게 2018년 목표입니다.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요.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