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감추지 못한 팬심...'우상'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 등록 2019-07-22 오전 11:21:07

    수정 2019-07-22 오전 11:21:07

토트넘의 손흥민과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란히 서서 그라운드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날두’ 손흥민(토트넘)이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후 직접 유니폼까지 교환했다. 호날두를 바라보고 꿈을 키웠던 손흥민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순간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21일 싱가포르 칼링의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은 손흥민 대 호날두의 맞대결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고, 호날두는 유벤투스의 왼쪽 날개로 나섰다.

호날두가 손흥민의 우상이자 롤모델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손흥민은 학창 시절 호날두 영상을 반복해 돌려보면서 그를 따라하려 노력했다. 손흥민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등번호 7번을 다는 것도 호날두 때문이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메시는 타고난 천재고 호날두는 노력형 선수다”며 “나도 호날두처럼 노력형이다”고 말한 바 있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인 것은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이후 2년 만이다. 당시는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다. 그 경기에서 손흥민은 줄곧 벤치를 지키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돼 4분 남짓 뛰었다. 입맛만 다시고 나온 대결이었다.

이 날은 달랐다. 비록 시즌 전 친선경기지만 전반전 내내 손흥민과 호날두는 제대로 맞붙었다.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싱가포르 축구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호날두는 말할 것도 없었다.

17세 신예 공격수 트로이 패럿과 투톱 스트라이커 호흡을 맞춘 손흥민은 전반 4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유벤투스의 왼쪽 골대를 맞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8분에도 득점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손흥민은 비록 스스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토트넘의 선제골을 견인했다.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으로 돌파한 뒤 슈팅하는 척하다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패럿에게 살짝 볼을 연결했다.

패럿은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손을 맞고 흘러나왔다. 이를 문전에 있던 에리크 라멜라가 재빨리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욕심을 버리고 동료에게 패스를 선택한 손흥민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빛났다.

손흥민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반면 호날두는 후반전에도 계속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전이 끝난 뒤 손흥민과 호날두 사이에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손흥민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도중 호날두와 마주쳤다. 둘은 서로 얘기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한 뒤 곧바로 유니폼을 벗어 주고 받았다.

손흥민은 우상인 호날두의 유니폼에 입을 맞추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다른 선수와 유니폼을 잘 바꾸지 않는 손흥민이지만 호날두의 유니폼은 일찌감치 ‘득템’에 성공했다.

유벤투스는 후반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1분 교체로 나선 곤살로 이과인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에 돌렸다.

이어 4분 뒤에는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마리오 델 실리오의 패스를 받은 뒤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해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호날두는 골을 넣고나서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

토트넘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손흥민 대신 투입된 모우라가 ‘이적생’ 탕귀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슬라이딩 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친선경기답지 않게 치열한 접전이 계속된 가운데 마지막에 웃은 팀은 토트넘이었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끝나고 후반 추가시간도 3분여가 지난 가운데 해리 케인의 환상적인 초장거리 슛이 터졌다.

케인은 중앙선 부근에서 유벤투스 골키퍼 보이체크 슈체스티가 앞으로 나온 것을 발견하고 골문을 향해 길게 슛을 찼고 이것이 골키퍼 키를 넘겨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손흥민과 호날두의 만남은 단지 국내 팬들의 관심만 집중시킨 것이 아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를 ‘호날두 대 손흥민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BBC는 “팬들의 반응을 놓고 봤을때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호날두와 아시아 최고선수 손흥민의 대결이었다”며 “두 선수 중 한 명이 볼을 잡으면 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광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ICC는 유럽 프로리그가 시작되기 전 세계 명문팀들이 모여 펼치는 클럽 대항 이벤트 대회다.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피오렌티나(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벤피카(포르투갈), 과달라하라(멕시코) 등 12팀이 다음달 11일까지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면서 팀당 3경기씩 치른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결한다. 이어 8월4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인터밀란(이털리아)을 상대다. 호날두와 유벤튜스는 오는 26일 한국에 들어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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