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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가가기. 원칙을 지키기. 디테일을 파고들기.
이상의 세 가지 ‘약속’은 올해로 중국에 진출한지 3년이 된 배우 박해진의 ‘신념’이다. 2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부엌과 거실, 두개의 침대방이 10평 내외의 공간 내에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드라마 ‘멀리 떨어진 사랑’ 촬영에 한창인 박해진을 만났다. 올초 KBS2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촬영을 마치고 쉴틈 없이 중국으로 넘어간 박해진은 오랜만에 만난 국내 취재진들이 반가운듯 일일이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물었다. 이내 감독의 ‘큐’사인에 카메라 앞으로 돌아간 박해진은 나홀로 한국어로 연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빠른 집중력을 발휘했다. 2011년 처음 중국에 왔을 때와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 역시 가장 최근에 촬영한 드라마 ‘애상사좌상(I Love Leo)’을 최고로 만족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3년의 성장 키워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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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이 ‘먼저 다가가기’를 중국 활동의 신념으로 삼은 이유는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타국에서 온 배우에 대한 ‘텃새’가 있지 않을까, 언어도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그럴수록 친밀감을 표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박해진은 “워낙 촬영할 때 예민해지는 성격이라 주변에서 ‘화났어?’라고 말을 많이 듣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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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의 소속사인 WM컴퍼니 황지선 대표는 그가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부터 ‘원칙’을 강조했다. “중국 성공기는 간단하다”는 황지선 대표의 말처럼 촬영 시간을 지키고 리허설에 늦지 않는 등의 약속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의아함을 가질 수도 있지만 시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때문에 사람 간에 신뢰가 두텁지 못한 중국에서는 “저 사람은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박해진이 ‘좋은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원동력이 됐다. 조감독은 “박해진은 원칙이 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을 정말 잘 지키고 항상 연기할 때 현장을 지키고 있으며 부를 때 제 때 나타나주는 훌륭한 배우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선 그런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역사, 문화적인 차이일 텐데 중국 배우들 중에는 그런 면 때문에 이미지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며 “어쩌면 쉬운 일일 수 있겠지만 사실 기본에 충실한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지 않나”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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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가까운 모습을 완성하는 능력도 박해진의 강점으로 꼽혔다. ‘멀리 떨어진 사랑’에서 박해진이 맡은 역할은 식료품업체 사장이자 부잣집 아들인 심안. 15년 전 사랑한 연인을 잃고, 이후 그의 여동생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한국어로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국어로 집필된 대본을 1,2차에 걸쳐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감정선을 놓치지 않기 위한 고도의 집중력도 요구된다. 뿐 아니라 박해진은 심안 역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위해 머리를 길렀고 고가의 시계를 찼다. 명품브랜드 L사 제품을 구입하기엔 무리가 있어 소위 ‘짝퉁 시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모조품을 발품 팔아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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