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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은 이제 한화 불펜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아이콘이 됐다. 팀이 치른 22경기 중 무려 14경기에 등판해 22.1이닝을 던졌다. 시즌 초반엔 실점도 제법 있었지만 최근 경기서는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잇다.
박정진과 권혁 라인은 이제 한화의 필승 공식이 됐다. 그가 등장할 때 대전 구장은 가장 큰 함성 소리로 들썩이고 있다. 승리를 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50구를 던지고도 다음 경기에 또 등판을 자청할 정도의 투혼은 보는 이들에게 저릿한 무언가를 안겨주고 있다.
권혁은 한 때 삼성 불펜의 핵심 선수였다. 권오준과 함께 ‘쌍권총’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막강 불펜진을 형성했던 중심 선수다. 더 좋은 선수들이 등장하며 최근 몇년간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하면 많이 이길 수 있는지를 온 몸으로 배워 온 선수다. 그의 존재감은 이기는 법을 몰랐던 한화 불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정신적 측면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선수가 또 있다. 역시 삼성에서 FA로 이적한 배영수다.
배영수는 한화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감과 투지를 심어 준 주인공이다.
배영수는 이에 대해 “농담이 아니었다. 삼성 투수 못지 않은 기량을 지닌 투수가 많은 팀이 바로 한화다. 다만 삼성 투수들은 공 하나를 절대 허투루 던지지 않는다. 한화 투수들과 다른 점이었다. 조심스러웠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 후배들에게 쓴 소리도 했다. 이제 경기에서 성과가 나오며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불펜에 이식되고 있는 삼성 DNA. 그 변화의 바람이 만든 최종 결말이 무엇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