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업걸 시대]섹시로만 어필하면 훅 간다..윈윈 비결은?

  • 등록 2015-07-02 오전 9:09:02

    수정 2015-07-02 오전 9:12:28

클라라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핀업걸은 ‘셀프 시대’를 살고 있다. 홍보 대행사, 매니지먼트 없이 나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된다.

나를 홍보하는 일은 기본이다. “프로그램 녹화 중”이라며 올리는 사진엔 작품 홍보도 노린다. “화보 촬영 중”이라며 올리는 사진에도 협찬 브랜드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장소를 노출한다. “저 프로그램 보면 몸매 비법을 배울 수 있나”, “저 음식 먹으면 나도 살 빠질까”, “저기서 운동하면 나도 성공하겠지” 등의 ‘워너비 심리’를 자극한다. 핀업걸이 남자 소비자만 타깃으로 삼을 것 같지만, 여자들의 질투·시기의 심리도 이용하는 셈이다.

홍종현 이화여자대학교 광고홍보학 교수는 “남자 소비자들이 핀업걸을 보며 개인적인 만족을 얻는다면, 여자 소비자들은 그들을 통해 나를 변화시키려는 실질적인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성향이다”며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SNS 마케터인데 요즘은 핀업걸이 그 역할도 대신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중도 핀업걸 SNS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유승옥의 인스타그램은 ‘한류스타’ 배용준보다 인기가 많다. 유승옥은 약 5만명과 SNS 친구를 맺고 있다. 클라라 인스타그램은 더 그렇다. ‘패셔니스타’ 엄정화, 정려원 등 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보다 훨씬 사람들이 몰린다. 17만명에 이른다. 온라인 생중계 포맷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선 미식축구 국가대표팀 스트렝스 코치인 예정화가 출연 중인데, 그가 담당 PD와 커플요가를 하거나 선정적인 자세로 운동할 때 최고 10만명의 네티즌이 동시에 접속하는 폭주 현상이 일어났다.

남자들의 SNS 수다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에서 남자들이 모인 대화방이 대표적인 예다. A자전거 동호회 장인 직장인 김모 씨(33)는 “큰 의미 없이 여자 스타들의 사진을 투척하고 ‘난 이런 게 좋더라’라고 취향을 드러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B피트니스 센터 트레이너 장모 씨(28)는 “부모님 세대에 해외 섹시 스타 사진이나 야한 잡지를 학교 교실에서 돌려보던 문화가 SNS 대화방으로 옮겨온 것 같다”며 “더욱이 요즘은 그런 콘텐츠를 찾아 숨어 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일상적인 관심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승옥 인스타그램.
핀업걸 콘텐츠의 핵심으로 꼽히는 화보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인쇄 매체 시장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활성화에 주목하고 있다. C잡지사 마케팅 팀장은 “잡지 판매에서 애플리케이션 페이지 광고로 수익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애플리케이션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셈인데, 가장 효과적인 콘텐츠가 핀업걸들의 화보”라고 말했다. 멘즈헬스, 맥심 등 남성 잡지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문제는 핀업걸과 대중, 매체 플랫폼의 ‘SNS 삼각관계’가 균형이 깨질 때다. 핀업걸의 SNS엔 화제성만 노리는 콘텐츠로 도배되고 있다. 한때 하루가 멀다 하고 대중을 유혹한 클라라가 “사진을 SNS에 올리면 바로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요”라고 자랑할 정도다. 그런 흐름에 유승옥, 이연, 예정화 등 한 몸매 하는 스타들이 편승하고 있다. 대중 역시 이들에게 원하는 가치가 ‘섹시’에 국한되는 모양새다. 이태임, 클라라 등 배우가 본업인 이들이 섹시 캐릭터를 도맡아 연기하고, 영화 드라마 등 작품에서 노출을 담당하는 악순환도 이어진다. 두 관계를 이어주는 매체 플랫폼의 방향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마이 리틀 텔레비젼’을 홍보하는 보도자료에 “순위 상승을 위해 작정하고 섹시 댄스를 출 것”이라는 예고 내용이 심심치 않게 담기곤 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셀프 홍보’가 성행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섹시 스타로 화제성에 집착하고 있다”며 “핀업걸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대중은 똑똑한 소비자로, 플랫폼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이 분명 있는데,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현 교수는 “핀업걸이 성 상품화로 전락되는 상황을 바라는 이해관계는 없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자’는 마인드를 버리기가 힘들다”며 “‘난 소중하니까’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처럼 핀업걸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과 매체도 핀업걸 문화를 정화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 [핀업걸 시대]강수연부터 클라라까지, '핀업걸' 세대 정복
☞ [핀업걸 시대]핀업걸 열풍의 부작용은…논란과 단명
☞ [핀업걸 시대]'2015 핀업걸', 성 상품화 넘어야 한다
☞ 맹기용, '냉부해' 하차 이유…'불통'이 일 키웠다
☞ 손태영, '아들바보' 근황 공개.."루키-엄마, 단 둘만의 시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