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in 중동②]'대장금'은 환호, '태후'는 시큰둥…왜?

  • 등록 2016-05-13 오전 7:00:00

    수정 2016-05-13 오전 7:00:00

이란에서 8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장영실’ ‘육룡이 나르샤’ 재밌어요.”

지난 2일 이란의 테헤란의 중심 밀라드타워 시네마홀에서 KBS 드라마 ‘장영실’과 SBS ‘육룡이 나르샤’가 상영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리아 컬처 위크’ 행사의 하나로 주최한 ‘K-드라마 상영회’에 히잡을 쓴 중동 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사전 참가 신청은 세 시간 만에 종료될 정도로 인기였다.

중동의 안방극장에 우리 사극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족을 중시하는 도덕적 윤리가 지구 반대편 3억여 명의 중동 시청자에 어필하고 있다. 2006년 방송된 대하사극드라마 ‘대장금’은 이란에서 시청률 86%를 기록할 정도로 열풍이 불었다. ‘주몽’도 60%를 넘었다. 이란을 방문한 배우 송일국은 ‘톱스타’를 넘어 ‘국민배우’ 대접을 받았다. 중동의 K-드라마 인기는 2010년 ‘아랍의 봄’으로 잠잠해 졌으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과 경제 제재 해제로 활로가 뚫리며 제2의 르네상스를 노린다.

◇중동 안방 정복한 장금이 순애보

중동의 시청자는 한국 사극이 담고 있는 유교 사상에 열광했다. 명예를 중요시하고 가부장적인 중동의 문화코드와 맞아떨어졌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의 창의성 및 독창성이 주목받아 기존 서구 문화에 식상해진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9·11 테러 사건 이후 지속 중인 미주 및 유럽과 아랍의 갈등도 우리 문화 콘텐츠에 득이 됐다.

현대를 배경으로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인기가 덜하다. 중동의 시청자들은 K-드라마를 선호하면서도 이슬람 문화와 거리가 있거나 선정적인 내용에는 난색을 표했다. ‘해를 품은 달’은 사극임에도 사랑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류 대표작인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돼지고기나 음주, 남녀의 신체적 접촉, 노출 등은 금기다. 한국의 사극이 인기 있었던 것은 한복으로 신체를 가리고 선정적인 장면이 없었던데다 폭력도 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현 고려대학교 한류융복합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중동은 이슬람 문화의 영향력이 강한 만큼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는 점들을 인지하고 접근한다면 한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에서 큰 인기를 끈 ‘주몽’(사진=MBC)
◇이슬람 문화 이해 있어야

중동의 방송 시장은 50억 달러 규모로 중국과 일본 등과 비교해 작지만 연평균 7%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한국을 알리는 차원의 저가 콘텐츠 소비지역이었으나 새로운 한류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를 넘어 중동까지 한류의 권역이 넓어진다면 유럽 시장에 진출도 용이하다.

중동은 한국의 드라마에서 이슬람 문화의 유사성을 발견하지만 때로는 상이함에도 호기심을 보였다. 가부장적인 문화를 인정하지만 때로는 여기에서 벗어난 작품에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응답하라 1988’ 등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예다. 진보적 성향의 젊은 세대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 웹사이트를 통해 신작 드라마를 접하고 DVD로 주문하는 등 K-드라마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이다.

박성현 교수는 K-드라마의 전망을 밝게 점쳤다. 사극 외에 트렌디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도 봤다. 그는 “한류는 중동에서 가장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문화 콘텐츠다”라며 “중동은 온가족이 함께 드라마를 보는 문화지만 젊은 세대는 이미 할리우드나 미국 드라마 등 서구 문화를 이미 향유하고 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트렌디 드라마도 중동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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