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황태자? 적임자는 이청용이다

  • 등록 2014-10-15 오전 11:26:17

    수정 2014-10-15 오후 3:49:05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이청용(26·볼튼)에게 ‘재기’라는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단지 ‘예전 기량을 되찾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이청용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나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경기는 한국의 1-3 패배였지만 이청용은 지난 파라과이와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후반 24분 코스타리카 선수 2~3명을 연이어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침투했다. 이청용의 순간적인 스피드와 방향 전환은 과거 부상 전 모습과 다름없었다. 이청용은 결국 코스타리카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으나 그의 돌파는 상대에게 위협감을 주기 충분했다.

△ 이청용이 A대표팀 소집을 위해 지난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 사진= 뉴시스


그는 순간적인 돌파와 압박, 활동성까지 보이며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왜 ‘박지성의 후계자’라 불린 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파울로 완초페 코스타리카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직후 “미드필더(MF) 이청용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청용도 인터뷰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슈틸리케호 승선 후 2연전에서 모두 주전 자리를 꿰찬 이청용은 기대에 맞는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다. ‘에이스’ 손흥민(22·레버쿠젠)과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 현대)의 활약도 쏠쏠했지만, 2연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단연 이청용이었다. 물오른 기량의 손흥민은 이미 활약이 예고됐었고,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의 A매치 골도 그다지 놀라울 게 아니었다.

이청용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부진으로 슈틸리케호에서 반드시 반전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의 소속팀 볼튼도 잉글랜드 2부 리그에 속해 있다. 한동안 대표팀에서도, 해외클럽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이청용은 슈틸리케호에서도 부진할 경우 오랜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9월부터 서서히 살아난 이청용은 슈틸리케호 승선과 동시에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잠재웠다.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할 것 같았던 이청용은 일명 ‘살인 태클’ 사건의 피해자가 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그는 지난 2011년 8월 30일 볼튼-뉴포트 카운티와의 프리시즌 경기 전반 25분 톰 밀러의 깊숙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오른 정강이 경골과 비골이 모두 부러진 ‘이중 골절’로 15개월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이청용은 살인 태클을 한 밀러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자책감에 시달릴까 봐 염려했다. 대인배다운 면모였다.

이후 서서히 제자리를 회복해 가는 듯했지만,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서 모두 미비한 존재감을 보이며 다시 주저앉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잇따라 골을 넣는 등의 눈부신 활약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이청용에게 지난 3년은 한마디로 아픔의 시간이었다.

이청용은 실력과 인성, 리더십까지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신태용 코치 체제에서 치러진 9월 평가전에서도 그는 대표팀 주장을 맡아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슈틸리케호에서도 에이스이자 선후배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리더로 손색이 없다. 밀러 사건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슈틸리케호의 황태자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구대표팀의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임자는 이청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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