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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은 난리다. 여전히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적자 구조에서 선수 몸값이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명 선수 몸값이 구단 운영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를 누가 만든 것인지, 또 과연 시장이 비정상적인 것인지에 대해선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선 100억원짜리 선수가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는 ‘때가 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이미 지난 2004년 총액 60억원 선수(삼성 심정수)을 배출했다. 그 후 10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당시 평균 연봉은 7140만원. 올 시즌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이다.
100억원이라는 상징성이 크기는 하지만 FA 몸값 오르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갑자기 몸값이 치솟아 구단 존립이 흔들리게 된 건 아니라는 뜻이다.
구단의 앓는 소리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FA 몸값을 조절할 수 있는, 아니 저비용 고효율을 꾀할 수 있는 길은 거의 발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한국 프로야구 MVP는 타 구단에서 이적했거나 방출된 선수들의 차지였다. 팀 분위기나 지도방식, 선수 평가 기준, 포지션 문제 등에 따라 어떤 팀에선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가 사장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이런 선수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지극히 제한돼 있다. 트레이드시장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극히 보수적이다. FA 연차를 낮추고 , 등급에 따라 보상 규모를 줄이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것도 매우 어렵다.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적은 돈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길은 대부분 막혀 있다. FA 몸값 폭등만 큰 죄인으로 몰고가는, 또 갑자기 큰 일이 터져 위기를 맞게 된 듯한 분위기에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쉬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최대한 공감대를 이루고 바뀔 수 있느냐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것(훈련비) 아끼려다 큰 돈 쓰는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들어가려는 건 아닌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