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치솟는 FA 몸값, 거꾸로 가는 구단 운영

  • 등록 2014-11-24 오전 10:53:19

    수정 2014-11-24 오전 10:58:12

올 시즌 FA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최정.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아직 대형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지만 이미 총액 100억원대 계약 선수가 나올거란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단들은 난리다. 여전히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적자 구조에서 선수 몸값이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명 선수 몸값이 구단 운영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를 누가 만든 것인지, 또 과연 시장이 비정상적인 것인지에 대해선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선 100억원짜리 선수가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는 ‘때가 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이미 지난 2004년 총액 60억원 선수(삼성 심정수)을 배출했다. 그 후 10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당시 평균 연봉은 7140만원. 올 시즌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이다.

당시 최고 연봉 선수는 정민태(당시 현대)의 7억4000만원이다. 올 시즌 최고 연봉 선수 김태균(한화 15억원)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연봉 인상률 수준에서 FA 몸값도 정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0억원이라는 상징성이 크기는 하지만 FA 몸값 오르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갑자기 몸값이 치솟아 구단 존립이 흔들리게 된 건 아니라는 뜻이다.

구단의 앓는 소리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FA 몸값을 조절할 수 있는, 아니 저비용 고효율을 꾀할 수 있는 길은 거의 발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한국 프로야구 MVP는 타 구단에서 이적했거나 방출된 선수들의 차지였다. 팀 분위기나 지도방식, 선수 평가 기준, 포지션 문제 등에 따라 어떤 팀에선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가 사장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이런 선수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지극히 제한돼 있다. 트레이드시장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극히 보수적이다. FA 연차를 낮추고 , 등급에 따라 보상 규모를 줄이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것도 매우 어렵다.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적은 돈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길은 대부분 막혀 있다. FA 몸값 폭등만 큰 죄인으로 몰고가는, 또 갑자기 큰 일이 터져 위기를 맞게 된 듯한 분위기에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각 구단은 시즌 중 12월 훈련을 할 경우 1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낮은 연차와 낮은 연봉 선수는 12월에 훈련할 여건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선수도 쉴 땐 쉬어야 한다는 말도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선수까지 길이 막히는 건 피해야 하지 않을까.

쉬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최대한 공감대를 이루고 바뀔 수 있느냐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것(훈련비) 아끼려다 큰 돈 쓰는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들어가려는 건 아닌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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