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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와이프’는 제목 그대로 ‘좋은 아내’였던 김혜경(전도연 분)의 이야기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던 김혜경은 검사인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의 구속되자 두 아이를 위해 생계 전선에 나섰다.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중원(윤계상 분)이 대표로 있는 로펌의 신입 변호사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믿었던 남편은 욕망 가득한 이중적인 사람이었고, 오랜 친구였던 서중원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순진한 신입 변호사 김혜경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전략가로 거듭났다.
쇼윈도 부부는 김혜경의 변화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선택이었다. 김혜경은 대외적으로 이태준을 지지하는 아내의 자리를 지켰다. 그뿐이었다. 이태준에게 일말의 애정도 남지 않은 김혜경은 이태준을 사건에 필요한 자료를 빼내는 창구로 이용했다. 서중원은 여전히 김혜경의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은 같은 로펌의 상사와 직원으로 함께 했다. 그 옆에는 두 사람을 지지하는 조사원 김단(나나 분)가 있었다. 김혜경과 김단은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순 없었지만, 김단은 언제나 김혜경의 편이었다.
후반부 ‘치정극이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삼각관계가 부각되면서 법정 수사물로서의 긴장감이이 다소 떨어진 탓이었다.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김혜경이 아니라 김단이었다. 김단은 결정적인 순간 개입해 손쉽게 끝냈다. 고대 그리스극에서 자주 사용되던 데우스 엑스 마키나(신의 기계적인 출현)에서 따온 ‘데우스 엑스 김단’이었다. 흔한 법정 로맨스로 흐를 뻔했으나, 막판 인상적인 ‘반전’으로 ‘굿와이프’는 그 의미를 살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