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의 애환]땀으로 쓰는 '연습생 이력서'

여러 기획사 거치고
방송 경험 쌓기도
  • 등록 2015-03-12 오전 8:51:21

    수정 2015-03-12 오전 8:56:21

(그래픽=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신예 걸그룹 여자친구 멤버 신비는 4수 끝에 데뷔에 성공했다. 현재 소속사 쏘스뮤직에서 여자친구로 데뷔하기 전 3개 기획사를 거쳤다. 덕분에 신비는 이력서를 쓰라고 하면 채워 넣을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다. 이제 데뷔 2개월 된 신인이지만 ‘연습생 이력서’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할 게 없다.

신비는 초등학생 시절 활동 중이던 어린이 그룹 ‘7공주’와 비슷한 형태의 그룹을 준비하던 기획사에 들어갔다. 당시 댄스를 배워 ‘초등 팝핀’이라는 타이틀로 SBS ‘진실게임’과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하지만 기획사가 제시하는 방향과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길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결별했다. 이후 프로듀서 방시혁이 이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2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했다. 아이유와 피에스타 등이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도 연습생 생활을 거쳤다. 회사원에 비유하자면 인턴사원 경력 세 번에 제법 굵직한 실적(방송 경험)도 있는 ‘스펙’을 쌓은 신입사원인 셈이다. 그런 신비의 나이는 올해 17세다.

데뷔 전부터 기획사 이력을 추가해가는 연습생들이 한 둘이 아니다. 여자친구 멤버 6명 중 엄지를 제외한 5명이 다른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생활한 경험이 있다. 이미 스타가 된 씨스타 효린과 시크릿 송지은은 베스티 유지와 함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며 보컬 트리오를 준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원더걸스 유빈, 시크릿 전효성, 솔로 가수 지나, 애프터스쿨 유이, 스피카 양지원도 오소녀라는 그룹을 준비했다. 이들이 데뷔하기까지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연습생들에게 데뷔는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AOA도 연습생 시절을 이야기하며 “좋아하는 일을 할 기회를 잡은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운아”라고 말한 바 있다. 땀 흘려 노력했는데도 데뷔 기회를 잡지 못하면 상심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의 상처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연습생 이력서’는 이들의 꿈에 대한 집념을 대변한다.

‘치열한 이력서’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받고 있을까. 다른 기획사로 이직을 한 매니저가 새로운 그룹의 데뷔를 준비하며 과거 몸담았던 기획사의 연습생에게 러브콜을 했다면 캐스팅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습생 시절부터 눈여겨봤다는 증거다. 데뷔를 위해 꼭 필요한 멤버로 판단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기존 기획사에서 연습생 계약이 만료돼 새 기획사에 연습생 오디션을 볼 때는 ‘연습생 경력’이 가점을 받는 요소일 뿐이다.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주니엘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의 신인개발팀 관계자는 “경험이 있는 연습생은 더 독하게 연습에 매달리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게 오디션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습생 생활이 길었다는 건 심리적 위축뿐 아니라 편견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될 성 싶은 떡잎’이 아니어서 트레이닝 기간이 길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생 경력이 있다면 거기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실력이 없거나 발전이 더딘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는 “어린 나이에 연습생이 되다 보니 고된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고 새삼 깨닫고 몇 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속 기획사에서 준비 중이던 그룹 프로젝트의 콘셉트와 맞지 않아 탈락하거나 연습생 생활을 수년째 했음에도 자신이 데뷔할 만한 프로젝트가 뚜렷이 없어 다른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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