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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제작비 공개를 꺼리는 게 불문율처럼 떠올랐다. 영화의 총 제작비 대신 순 제작비만 공개하는 게 요즘 추세다. P&A 비용은 영화의 흥행 추이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상영 기간 동안에는 사실상 정확한 손익분기점 산출이 어렵기도 하다.
순제작비는 총제작비에서 P&A(Print & Advertisement) 비용, 즉 마케팅비를 제외한 비용이다. 바꿔 생각하면 이는 영화 홍보에 쓰인 비용을 공개하기 꺼린다는 말이다.
극장 수익에 해외 수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만으로 성패를 따지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모 투자배급사에 있는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극장에서 실패한 영화도 부가 판권 매출로 수익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극장 수익만으로는 지금의 영화시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고 말한다.
P&A 비용에 집행된 금액의 규모에 따라서 배급사나 투자사의 내부 전략이 노출될 수 있는 점도 공개를 꺼리는 이유다. P&A 비용이 많을수록 제작비 규모가 큰 기대작일 가능성이 높고, 낮을수록 반대일 경우가 높아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각의 영화에 효율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인데, P&A 비용으로 이 영화가 기대작인지 아닌지, 미는 영화인지 아닌지를 짐작하기도 한다”며 “이 같은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점점 P&A 비용을 공개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