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총제작비는 비밀" 영화계 불문율로

  • 등록 2018-07-25 오전 10:00:00

    수정 2018-07-25 오전 10:00:00

오는 27일부터 개봉하는 여름 기대작 4편 ‘인랑’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쉿! 총제작비를 묻지 마세요.’

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제작비 공개를 꺼리는 게 불문율처럼 떠올랐다. 영화의 총 제작비 대신 순 제작비만 공개하는 게 요즘 추세다. P&A 비용은 영화의 흥행 추이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상영 기간 동안에는 사실상 정확한 손익분기점 산출이 어렵기도 하다.

순제작비는 총제작비에서 P&A(Print & Advertisement) 비용, 즉 마케팅비를 제외한 비용이다. 바꿔 생각하면 이는 영화 홍보에 쓰인 비용을 공개하기 꺼린다는 말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인 손익분기점이다. P&A 비용이 많을수록 손익분기점은 높아지고 관객수는 올라간다.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겼냐, 못 넘겼냐에 따라서 성패를 가른다. 영화에 관련된 이들이 손익분기점에 예민해지는 배경이다. P&A 비용을 제한 만큼 손익분기점이 낮은 것처럼 보인다. 이를 통해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는 착시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극장 수익에 해외 수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만으로 성패를 따지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모 투자배급사에 있는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극장에서 실패한 영화도 부가 판권 매출로 수익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극장 수익만으로는 지금의 영화시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영화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입장도 P&A비용 공개를 꺼리게 한다.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P&A 비용 지출에 인색할 수 있다. 그런데 P&A 비용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영회에서 조사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상업영화 평균 P&A비용을 살펴보면 2013년 17억원 2014년 15억원 2015년 19억원 2016년 17억원 2017년 20억원으로 증가했다(2015년부터 조사 대상은 개봉관 수 300개관 이상,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영화군). 2014년에는 15억원 선으로 떨어졌는데 이 시기 평균 제작비가 감소해서다. P&A 비용은 일반적으로 총제작비의 30%(27~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제작비가 올라가면 P&A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P&A 비용에 집행된 금액의 규모에 따라서 배급사나 투자사의 내부 전략이 노출될 수 있는 점도 공개를 꺼리는 이유다. P&A 비용이 많을수록 제작비 규모가 큰 기대작일 가능성이 높고, 낮을수록 반대일 경우가 높아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각의 영화에 효율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인데, P&A 비용으로 이 영화가 기대작인지 아닌지, 미는 영화인지 아닌지를 짐작하기도 한다”며 “이 같은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점점 P&A 비용을 공개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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