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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 2타 차 선두 고진영은 우승을 예견한 듯 갤러리들과 손을 마주치며 환한 표정으로 그린에 올랐다. 공 뒤에 서서 몇 차례 퍼터를 흔들고 어드레스 한 고진영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고진영은 LPGA 투어 데뷔 2년 만에 자신의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에 성공한 고진영은 지난해 데뷔전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올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3승째를 거뒀다. 이날 LPGA투어 통산 4번째 우승과 시즌 2승 그리고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고진영은 가벼운 발걸음을 떼며 우승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1번홀(파4)을 파로 마치며 샷 감을 조율한 고진영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상쾌한 출발을 시작했다. 이후 2개 홀에서 파로 막았고, 5번홀(파3)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으며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우승의 추는 고진영 쪽으로 기울었다. 고진영은 전날부터 우승에 자신을 보였다. 3라운드가 끝난 뒤 “이전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견고하고 단단해졌다”며 마지막 날 우승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날 대회가 열리는 란초미라지 지역 기온은 갑자기 화씨 94도(섭씨 34도)까지 치솟아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1~3라운드에선 강풍이 불어 고전했던 선수들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기진맥진했다.
LPGA 데뷔 2년 차를 맞은 고진영은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벌써 2승을 챙기면서 올해의 선수와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더욱 굳게 지키며 ‘고진영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번 시즌 8개 대회를 치른 LPGA 투어에서 2승 이상 거둔 선수는 고진영이 유일하다.
이미향(26)은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쳐 단독 2위에 올랐고, 김인경(31) 공동 4위(5언더파 283타), 김효주(24)와 이정은(23)은 나란히 공동 6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