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떠난 동남아시안게임, ‘난투극’ 끝에 인도네시아 우승

인도네시아 U-22 대표팀이 난투극까지 벌어지는 혈전 끝에 태국 U-22 대표팀을 꺾고 동남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AFPBB NEWS

인도네시아는 32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정상에 등극했다. 사진=AFPBB NEWS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인도네시아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박항서 감독이 떠난 동남아시안게임 왕좌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16일(한국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프놈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프놈펜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태국 U-22 대표팀을 5-2로 제압했다. 2-2로 맞선 뒤 돌입한 연장전에서 3골을 몰아넣으며 정상을 차지했다.

최근 동남아시안게임의 주인공은 베트남이었다. 2019년과 2021년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강자임을 입증했다. 박항서 감독이 떠난 뒤 맞은 이번 대회에서는 인도네시아에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에서 미얀마를 꺾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잡아낸 인도네시아는 정상을 노렸다. 출발도 좋았다. 전반 20분 긴 던지기 공격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 득점을 안겼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득점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태국도 그대로 물러서진 않았다. 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한 골을 만회했다. 이후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후반 추가시간 태국이 마지막 프리킥 공격에 임했다. 이 과정에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이때 세리머니 과정에서 양 팀 벤치 간의 신경전이 한 차례 벌어졌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인도네시아가 다시 앞서갔다. 연장 전반 4분 상대 실수를 틈타 리드를 잡았다. 앞서 한 차례 신경전에서 쌓였던 감정이 폭발했다. 양 팀 벤치와 선수단이 한데 엉켜 난투극을 벌였다.

인도네시아는 평정심을 잃은 태국을 상대로 두 골을 더 넣으며 32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인도네시아 선수 1명, 태국 선수 3명이 퇴장당하는 등 그야말로 혈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