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김학범 성남 감독 "물고 늘어지는 팀 될 것"

  • 등록 2016-02-19 오전 9:27:35

    수정 2016-02-19 오전 9:27:35

김학범 성남FC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시민구단 성남FC를 이끄는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올시즌 팀의 목표를 ‘물고 늘어지는 팀’이라고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중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성남의 목표는 물고 늘어지는 팀이다. 어느 팀이 오든지 ‘저 팀하고 경기가 제일 까다롭다. 하기 싫다’ 그런 팀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작년보다 특별히 선수 구성이 나아졌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며 “우리는 어느 팀이든지 일단 잡아야 한다. 쉽게 지지 말자.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서 쌓아가자. 그런 모토로 가는거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연습경기 때 3백을 썼다. 올 시즌 3백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인가?

▲여러 가능성을 두고 써보는 것이다. 프리시즌에 안 써보고 시즌 때 3백을 쓸 수는 없으니까.

-미국에서 보름 정도 있었는데. 전지훈련은 어떠한가.

▲훈련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했다. 과거보다 MLS팀 수준이 많이 높아져서 연습상대가 많다.

-중국이랑 일본 가는 것보다 미국이 어떤 점에서 좋나?

▲날씨가 최고로 좋다. 스페인 가는 것보다 훨씬 가깝기도 하고. 터키나 스페인 쪽 보다는 더 가까우니까. 특히 날씨가 좋으니 아이들이 진이 덜 빠진다.

-어제는 미국 2부리그 팀을 연습 상대로 했는데.

▲그쪽은 수준이 떨어지지.

-LA에서 전지훈련 하면 뭐가 좋은가.

▲아이들이 다른 나라에서 훈련센터에 들어가면 금방 지치고 지루해한다. 여기는 시내가 근처고 여기저기 돌아다미면서 지루해하지 않는다. 돌아다니고 좋은 경치보면서 힐링도 좀 하고. 아이들 숨통을 트여주면서 하는게 중요하다.

-미국에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 중인가

▲우리 성남에게 어떤 전술이 맞을 것인가다. 이 선수 저 선수 다 써보고 있다. 마지막쯤 가면 윤곽이 나올 테니까 승패에 관계없이 선수와 전술을 계속 바꾸고 있다.

-전력 보강은 만족하나.

▲시민 구단이라는 제한된 형편상 보강을 엄청나게 할 수는 없다. 황진성 영입 빼고는 뭐 보강이라 할 수도 없다.

-외국인 선수는 1명 남았는데.

▲고민을 해야할 부분이다.

-주전 골키퍼는 누구인가.

▲돌려가면서 보고 있다. 누가 앞서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여차하면 23세 이하 쿼터가 있으니 김동준를 쓸 수도 있지. 23세 이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성봉재, 연재운, 김 동준 셋 밖에 없다. 연제운은 대학교 4학년 나이고 성봉제는 올라오질 않는다.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김동준을 써야할 수도 있다. 이 선수 저 선수 돌려가면서 쓰고 있다.

-황진성이 들어왔는데 지켜본 소감은 어떠한가.

▲아직 진성이가 몸이 안 올라왔다. 발목 부상과 재활 끝내고 이제 여기와서 공 만지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테크니션이지만 공백기가 있었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김두현과 황진성의 포지션 위치는 어떻게 되나?

▲위 아래로 두고 여러 방법으로 돌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떠난 선수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가 중요한 과제인데 두 선수가 그 몫을 잘 해줘야 한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5월쯤 팀의 경기력이 올라올 거라고 했는데.

▲처음부터 치고 나간다고 할게 뭐 있겠나. 우리 전력으로 어떤 상대를 쉽게 제압한다고 하기 어렵다. 서울 전북 울산 제주 모두 보강을 엄청나게 했다. 기존 멤버들도 좋았다. 이런 팀들은 ‘어떤 약팀은 확실히 잡고 간다’는 그런 의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제주 같은 경우에도 작년에도 멤버는 좋았는데 운영이 잘못됐을 뿐이다. 전남은 예전의 맥을 그대로 이어 가고 있다. 그 맥이 중요한 거다. 우리는 멤버가 좋아졌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해는 가용인원이 늘어난 것은 장점이다. 작년보다 특별히 선수 구성이 나아졌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박용지한테는 거는 기대는.

▲이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선수다. 가진 재능은 많다. 그동안에 그걸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근력이 좀 쌓이고 경험이 생기면 잘 할 거라고 본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담금질 해야 한다.

-올 시즌 정규리그가 중요하지 않나.

▲한 가지 분명한건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이 좋아졌으니 잘 해보겠다’는 각오는 말이야 쉽지. 그런 부분보다 어떤 팀이든 우리팀이 붙어도 우리가 쉽게 지지 않는다는 것이 목표다. 이런 의식을 선수들한테 심어주려고 한다.

-감독의 욕심은 무엇인가.

▲그런건 없다. 해보는 데까지 하겠다는 거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거다.

-작년에도 이런 얘기를 한 것 같다.

▲우리가 이 선수 구성 가지고 무리해서 욕심내다가 계획에 안 맞으면 선수들에 혼동이 온다. 그럼 무리하게 된다. 구성이 좋을 때는 잡아야할 팀을 확실하게 잡는다는 목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팀이든지 일단 잡아야 한다. 쉽게 지지 말자.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서 쌓아가자. 그런 모토로 가는거다.

-작년에는 공격력이 아쉬웠다.

▲그만큼 수비가 강해지고 버티는 힘이 생겼다. 우리팀 조직으로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이다.

-황의조한테 거는 기대는.

▲올해 황의조가 정신 똑바려 차려야 한다. 보통 이렇게 됐을 때(한 시즌 기량이 올라왔을 때) 다음해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 이걸 벗어나야 큰 선수가 되는 거다. 자기가 큰 선수가 되려면 이걸 극복해야 한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황의조한테 이야기하나.

▲이야기 안 한다. 나중에 이야기해야지. 대표팀에 대한 부담이나 생각도 자기가 이걸 이겨내야 좋은 선수다. 본인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부턴 의조에게 견제가 강하게 들어올 것이다. 그걸 극복하는게 큰 선수다. 그런 점에서 이동국이 정말 대단한 선수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상대팀의 수많은 견제를 이겨내고 꾸준하게 자기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나. 그걸 못하면 주저 앉을 수 있다.

-올 시즌 판도는 어떻게 보나.

▲전북 서울 수원…지금처럼 그대로 강팀일 것이다. 수원은 외부에서는 약해졌다고 하던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두터웠던 스쿼드가 좀 얇아졌을 뿐이다. 원래 중심을 이루던 기존 멤버는 그대로 남았다. 그리고 울산과 제주 모두 다들 선수 구성이 두툼해졌자다. 작년보다 6강 싸움이 치열할 것이기 때문에 재밌을 것이다.

-학범슨 별명은 어떻게 생각하나.

▲고마운거지.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런 별명 별로 신경 안 쓴다(웃음).

-K리그 최초의 영상 분석 감독, 학구파 지장의 이미지도 있지 않은가.

▲성남 코치 때 최초로 영상분석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히딩크만 가져온 미팅 문화였다. 말하는 미팅에서 보는 미팅으로 바뀌었다. 그 전에 우리는 말하는 미팅이었지. 그때는 기계값도 비쌌다. 거의 1억원 가까히 됐다. 대표팀은 2억원 가까운 기계를 썼다. 2003년에 우리(성남 일화)는 8000만원 정도로 사달라고 했다. 분석을 돌릴 사람이 없다는 말에 내가 직접 다하겠다고 했다. 분석해서 CD로 굽고, 데이터화 하고. 밤새도록 하고 잘못 건드려서 날라가면 담배 피면서 또 다시 했다. 그 다음부터 다른 팀 코치들도 영상분석을 하는 문화가 생겼다. 필요했던 것이었는데 우리(k리그)가 늦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해도 없고 분석도 없는 미팅이 의미가 있나. 우리에겐 그런 분석이 필요했다. 컴퓨터로 집어넣어서 CD로 하면 6~7시간 걸리는 중노동이었다. 이제 우리 코치들은 다 영상 분석을 돌릴 수 있다. 이제 무조건 시킨다.

-영상분석이 까다로운 작업인 것 같다.

▲경기를 보면서 뭘 찾아내야 한다. 주제 없이 이것저것 나열해서 보여주는 하이라이트가 아니다. 몇 경기씩 보고 다른 팀의 컨셉과 장단점을 이해하고 비디오를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줄 핵심을 잡아줘야 한다.

-전지 훈련을 지켜본 소감은?

▲지금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 계획된 스케줄대로 잘 소화하고 있다. 우리 지금 힘들때다. 강행군 하는 거다. 이걸 이겨내야 한다. 시차도 적응 안 된 채로 3시간 뛰고 또 뛴다. 선수들이 지치면 한 마디씩 한다. 그래가지고 되겠냐. 유럽파 선수들 생각해봐라. A매치 가고 돌아가서 3일만에 경기도 뛴다. 너희라면 할 수 있겠냐고 다그친다.

-경기 보면서 선수들한테 한마디씩 하는게 꽂히는 것 같다.

▲이야기 하고 싶어도 꾹꾹 참는다. 정 안되는 거니까 한 소리 하는거다. 지금 이제 지켜 켜보고 있다. 개개인의 어느 자리에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지금은 선수들을 놓고 보고 있다. 이제부터 골라내기를 해야 한다.

-시즌 준비에 여유가 생겨서 좀 나은가.

▲작년에는 초반에는 좀 어려웠다. 지금 컨디션을 너무 올리면 나중에 떨어진다. 계획된 스케줄대로 꾸준히 하는거 밖에 없지 않나 싶다.

-좋아하는 외국 감독이 있나.

▲그때 그때 팀에 필요한 외국 감독을 참고하는 편이다. 현재 우리 팀에 필요한건 시메오네가 하는 축구 철학이다. 그 사람 이야기가 이렇다.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만큼 점유율을 높일 수 없다. 한발 더 뛰고 악착같이 해야 한다. 지금 라리가를 봐라. 레알, 바르셀로나 쌍두마차가 아니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삼두마차다. 시모오네 때문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걸 맞춰가는게 좋다. 지금 성남의 상황과 많이 비슷하다. 로이 호지슨도 보고 연구해봤는데, 최근에는 시메오네의 축구철학이 와 닿는다. 세비야의 에메리 감독도 전술 분석을 엄청 하는 것 같아서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성남은 시메오네의 철학에 맞춰야할 상황이다.

-새로온 선수들이 많이 오지 않았나.

▲나간 선수가 들어온 선수랑 비슷하다. 신인들은 보강이라 할 수 없다. 나간 선수들은 진짜 필요한 궂은 역할 해줬던 애들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유창현 안상현은 나이가 좀 있다. 30이 넘었는데.

▲요새 30은 나이가 아니다. 잘 관리하면 30 넘기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 두 선수가 간절해보인다.

▲다들 열심히 한다. 간절하지 않으면 못 살아남는다.

-황진성도 열심히 하나.

▲열심히 한다. 훈련 전부 다 소화한다. 황진성에게 보장된 자리는 없다. 나이가 있으니 체력안배는 해준다. 우리 훈련과 패턴에 녹아드려면 열심히 해야한다.

-황진성이 김두현의 부담을 덜 수 있지 않겠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진성이가 가지고 있는 걸 뽑아내냐의 차이다. 잊혀진 이름을 다시 불리게 하는 건 본인 몫이다.

-2016 성남의 축구는 어떤 축구가 될 것인가?

▲물고 늘어지는 팀이 될 것이다. 어느 팀이 오든지 ‘어휴 저 팀하고 경기가 제일 까다롭다. 하기 싫다’ 그런 팀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없다.

-작년에 K리그 젊은 감독들이 많이 왔다. 젊은 감독 부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다른 감독은 별로 중요치 않다. 감독의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감독은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다. 자기의 역량을 선수들한테 접목시켜서 어떻게 뽑아내냐의 문제지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나도 40대 초반에 감독했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더 거침없었다. 생각나는대로 막 했다.

-선수영입은 뜻대로 잘 되는가?

▲구단이랑 이야기가 잘 통해서 결정은 잘 된다.

-참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집에 가서도 일 생각 많이 하나.

▲일할 때는 오로지 축구만 생각한다. 집에 가면 잊으려고 노력한다.

-하루 3갑 피는 담배는 언제 끊나.

▲담배를 어떻게 끊나.

-감독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그건 사실 마음가짐이다. 스트레스를 내가 다 받으려고 하면 감독을 할 수 없다. 잊을 건 있고, 내려 놓을 건 내려놓고 대범하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때문에 지치면 내가 나가 떨어진다. 팀을 이끄는 자리인만큼 마음과 생각을 크게 먹을 필요가 있다.

-감독을 했을 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무엇인가.

▲선수들 커가는거 볼 때, 신인으로 만나 커서 좋은 선수가 됐을 때, 타팀에서 죽어가는 선수를 우리팀에서 살려낼 때다. 우승했던 순간도 그 순간 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축구하면서 어느 순간을 딱 꼽기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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