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1일 868명이 발생했다. 이는 3월 22일(816명)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였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으로선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같은 기대는 하루만에 꺾였다. 22일 확진자가 1437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에서만 하루에 43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여전히 일본 안팎의 여론은 올림픽 개최 반대 목소리가 높다. 반면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외부 비판에 귀를 닫고 올림픽 강행에만 몰두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은 올림픽에 관중을 입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본 정부, 도쿄,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 등은 지난 21일 5자 회담을 열고 도쿄올림픽의 관중 상한선을 ‘경기장 정원의 50%, 최대 1만명’으로 결정했다. 경기장 정원이 1만명이면 5000명까지, 2만명이면 1만명까지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경기장 정원이 2만명을 초과해도 수용 가능한 최대 관중은 1만명이다.
일본이 코로나19 우려를 무시하고 관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손실을 만회하려는 궁여지책이다. 일본 경영컨설팅업체 노무라종합연구소는 관중석의 50%를 유료관중으로 채울 경우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로 예상되는 무관중 개최 손실 비용 가운데 3분의 1 수준인 6억4000만 달러(약 7100억원)를 만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경기 스케줄은 기존에 정해진 대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면서도 “다음달 12일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긴급사태가 선언되거나 그에 준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대회를 무관중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올림픽 개막까지 올림픽 선수촌에 거주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지난 19일 입국한 우간다 선수 1명이 백신을 맞았음에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여부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이달 초 일본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선 키르기스스탄 축구대표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몇몇 선수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전문 골키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일부에선 각 국의 메달 집계보다 올림픽 참가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올림픽 기간 내 코로나19 확산이 폭발할 경우 일본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진다. 전염병 전문가인 하마다 아쓰오 도쿄대 의대 교수는 AFP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매일 실시하는 것과 동시에 확진자를 격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본의 의료시스템에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며 “선수들과 관중을 강력히 통제함에도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한 국가들에서 오는 취재진이나 참가자에 대한 추가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선수들이 생활할 선수촌에 주류 반입을 허용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조직위는 “감염 방지 차원에서 자기 방에서 ‘혼자 마시세요’라고 권장하며 공용 공간에서의 집단 음주나 연회는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류 반입 자체가 엄격한 방역 수칙과 어긋나는 데다 선수들이 방에서 모여 술을 마실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일본 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일본 정부는 도쿄를 포함한 10개 광역자치단체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효하면서 식당 내 주류 판매를 제한한 바 있다.
선수촌에 PCR 검사실이 두 곳밖에 안 되는 것도 불안 요소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검사소에 사람이 몰리게 되면 방역 마비 사태가 올 수도 있다. QR코드 등록기 등 동선 파악 시스템도 미비해 확진자 발생 시 밀접접촉자 추적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