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박주영·정성룡, 전화위복의 운명?

  • 등록 2014-11-04 오전 11:14:25

    수정 2014-11-04 오전 11:14:25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인생 참 알 수 없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스타’로서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간의 비난을 받았던 박주영(29·알샤밥)과 정성룡(29·수원 삼성 블루윙즈)이다. 그런 두 사람이 다시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A매치 원정 2연전(14일 요르단, 18일 이란)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22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박주영과 정성룡이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 정성룡 선발을 두고 저마다의 이유를 밝혔다.

△ 박주영. / 사진= 이데일리DB


그는 “직접 확인하고 싶다”며 박주영을 발탁했다. 이어 “박주영이 최근 알샤밥 소속으로 뛰면서 골도 넣었지만, 그것만으로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하기엔 설득력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그를 최종 시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성룡은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에 대해 “선수 본인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현재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보다 정성룡의 가치를 우위에 두고 있는 셈이다.

‘동갑내기’ 두 선수가 걸어온 길은 묘하게 닮아있다. 홍명보 전 감독 체제하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두 선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졸지에 졸지에 한국 축구의 ‘원흉’이 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두 사람은 축구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를 맞았다.

박주영은 2008년 프랑스 리그앙의 명문 AS 모나코에 합류했고 이후 ‘꿈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아스널로 이적했다. 특히 AS 모나코에서는 103경기에 출전, 26골 15도움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박주영은 A대표팀에서도 수차례 골을 기록, 특히 중동 국가와의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중동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2005년 K리그 FC서울에서 뛰며 천재적인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이미 월드컵에 3차례나 출전했다.

△ 정성룡. / 사진= 이데일리DB


정성룡은 2008년 1월 칠레와의 평가전 후반에 교체 출장하며 A매치에 데뷔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이력을 갖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대표 수문장 이운재(41)를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 선발되며 국내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났다. 그는 대표팀에서 월드컵과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모두 경험했으며 K리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두 선수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아직 비난 일색이다. 그러나 박주영이 유럽행에 대한 고집을 접고 중동행을 선택하면서, K리그의 정성룡이 자신을 조롱하는 응원에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면서 비난의 강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두 선수의 대표팀 발탁을 두고는 말들이 많지만, 최종 발탁이 아닌 ‘시험’의 의미로 뽑은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분명 박주영과 정성룡의 발탁에는 운도 크게 작용했다. 박주영은 이동국(35·전북 현대 모터스), 김신욱(26·울산 현대 축구단)의 부상으로, 정성룡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활약한 김승규(24·울산 현대 축구단)가 최근 들어 부진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운은 거기까지다. 슈틸리케 감독은 ‘매의 눈’으로 두 선수를 관찰하겠다는 각오다. 최종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고 안 들고는 순전히 본인의 활약 여부에 달렸다.

동갑내기인 박주영과 정성룡이 축구인생에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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