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위해·큰 영예” 구시대적 발언, 설득력 대신 논란만 키웠다

전력강화위원회, 5차 회의 후 감독 후보군 11명으로 추려
국내 지도자 4명 중엔 현직 감독 포함돼 있어 시즌 중 이탈 가능성 존재
이미 반대 여론 마주했던 상황에서 합리적인 근거 제시 부족해
  • 등록 2024-04-03 오후 2:43:44

    수정 2024-04-03 오후 2:43:44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언제까지 대의를 위한 결정을 강조할 것인가.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현직 감독 빼 오기 논란에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일 오전 차기 사령탑 선임을 위한 제5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어 이날 오후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브리핑에 나서 현재 상황과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월 임시 감독 선임 후 계속해서 정식 감독 선임 논의를 이어왔다고 밝히며 이날 32명의 후보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3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를 통해 11명의 후보를 선별했고 국내 지도자가 4명, 외국인 지도자가 7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지도자를 먼저 면담한 뒤 바로 국내 지도자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지도자를 먼저 면담하는 이유에 대해선 여건상 어려움을 밝히며 “국내 지도자는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지도자 4명에 현직 K리그 감독,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 포함됐냐는 물음엔 “그렇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2월 전력강화위원회는 1차 회의 후 ‘국내 지도자+정식 감독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어 개막을 코앞에 둔 K리그 현직 사령탑도 후보군에 올려두겠다고 말하며 ‘감독 빼 오기’ 논란을 일으켰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전사’가 23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
이후 K리그 팬을 비롯한 다수의 비판 여론과 마주하자 방향을 틀었다. 3차 회의 후 정식 감독 체제가 아닌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정 위원장은 “전체적인 국민, 팬들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라며 “K리그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임시 감독으로 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현직 감독 선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 5월엔 괜찮다고 본 것이냐는 물음에 “괜찮다는 표현을 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다”라면서 “그런 차원을 떠나 내가 대표팀 코치 시절을 떠올렸을 때 한국 축구를 위한 것이었고 개인적으론 큰 영예다”라고 답했다.

축구 대표팀 지휘봉은 뛰어난 자질을 갖춘 지도자가 잡아야 한다. 우린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통해 겪었다. 자연스레 현재 무직인 지도자가 대표팀을 잘 이끌 수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것도 이미 1년을 허비한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현직 감독은 그만큼 수요가 있고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팀을 이끄는 지도자다. 또 국내 지도자라면 한 번쯤 대표팀을 이끌고 싶은 욕망과 목표가 있을 것이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3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다만 감독 빼 오기 논란을 떠나 전력강화위원회가 꾸준히 정식 감독을 찾고 있었다면 적어도 브리핑 현장에서 조금이나마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놔야 했다. 또 그럴 기회기도 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장에 최고의 감독을 앉혀야 하기에 현직 감독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도의 발언이라도 나왔어야 조금이라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를 위해’, ‘개인적인 큰 영예’라는 구시대적인 발언이 안타까운 이유다. K리그의 무조건적인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는 느낌만 줬고 현직 감독 빼 오기 논란만 부추긴 셈이 됐다.

정 위원장은 “시즌 중 감독이 소속팀에서 나오게 되면 그 팀에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그런 점은 KFA가 먼저 팀과 소통해야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미 현직 감독 선임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던 상황에서 내정 뒤 접촉 과정을 고민하기보단 왜 현직 감독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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