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銀, 스포츠史에 무엇을 남겼나

  • 등록 2014-12-30 오전 10:32:08

    수정 2014-12-30 오전 11:03:20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논란(Controversy)’.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24·올댓스포츠)의 해외 기사를 살펴보면서 가장 많이 본 단어다. ‘논란’의 사전적 정의는 “여럿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며 다툼”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였고, 은메달리스트는 김연아였다. 일부에선 경기력은 물론 심판진 배정에서부터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이 사건을 ‘오심’이라기보다는 ‘승부조작’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운데)와 김연아(오른쪽).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29일(한국시간) 미국 지상파 ‘NBC 스포츠’의 헤드라인은 김연아였다. 매체는 김연아를 메인에, 소트니코바를 사이드에 배치한 사진을 실으며 소치 동계올림픽 판정에 논란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연아 판정 논란(Yuna Kim Judging Controversy)”이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과거에도 스포츠의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는 많았다. 우리나라 스포츠사(史)를 살펴봐도 적지 않다.

신아람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서 이른바 ‘1초의 오심’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과 맞붙어 연장전 종료 1초를 남기고 상대의 공격을 연속으로 막았지만 경기장 시계가 1초에서 멈춰진 탓에 네 번째 공격을 허용, 5-6으로 분패했다.

1988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 미들급 박시헌이나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체조 양태영의 사례도 우리가 이익을 봤든, 손해를 봤든, 대표적인 오심 사례로 꼽힌다. 해외스포츠의 경우 1972 뮌헨올림픽 미국-소련의 남자농구 결승전이 오심 경기로 자주 거론된다.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편파판정 논란은 피겨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피겨는 지난 1980년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 후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연아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등장하며 인기가 재점화됐다.

‘클린연기’를 선보인 김연아의 은메달 획득은 스포츠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인 공정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편파판정’은 피해자격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언론에서도 공통으로 지적한 사항이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국가에서 1년 가까이 김연아의 편파판정 논란을 되짚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소치 동계올림픽 편파판정 논란은 스포츠와 연맹의 관계도 재고하게 했다.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인 오타비오 친콴타는 세계 언론으로부터 피겨 쇠퇴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과거 친콴타가 도입한 심판익명제는 오늘날 ‘소치스캔들’이 연출되는 데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김연아의 은메달은 그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 이상으로 스포츠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스포츠의 생명인 공정성을 돌아보게 만든 일, 이것이 김연아가 은퇴하면서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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