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선수에서 최고 명장으로' 위성우 감독의 인생역전

  • 등록 2015-02-24 오전 9:15:13

    수정 2015-02-24 오전 9:19:35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사진=WKBL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춘천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3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구리 KDB생명을 74-71로 누르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잇따라 통합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은 이번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 3년 연속 통합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최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데는 위성우 감독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던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위성우 감독의 별명은 ‘독사’다. 엄청난 훈련량에 혹독한 다그침으로 유명하다. 경기를 이겨도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졌다. 호된 훈련과 질책에 선수들은 눈물도 많이 흘렸다. 감독에 대한 원망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의 지도를 거치면서 오랜 시간 패배의식에 젖었던 우리은행은 진정한 강팀이 됐다. 강한 연습은 실전에서 압도적인 체력으로 나타났다. 혹독한 다그침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의 밑거름이 됐다.

‘선수’ 위성우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대졸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실업팀 현대전자에 입단했다. 대학시절부터 뛰어난 3점슈터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실업무대에 오니 그의 자리는 없었다. 쟁쟁한 스타들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뒤에는 안양 SBS(현 안양 KGC인삼공사),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 등에서 뛰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2003년 울산 모비스를 끝으로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조용히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누구보다 쓴맛을 많이 봤던 선수였기에 ‘지도자’ 위성우는 더욱 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2005년 ‘원조 독사’ 임달식 감독 밑에서 신한은행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본인의 경험에 임달식 감독의 스타일까지 더해지면서 위성우 감독은 강한 지도자로 발전했다.

위성우 감독은 이번 시즌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전에는 무조건 강하게 윽박질렀다면 올해는 예전보다 확실히 덜 무서워진 모습이다. 경기력이 안좋아질 때면 예전 모습이 다시 나오기도 하지만 선수들도 위성우 감독의 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위성우 감독의 설명이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선수,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는 여전히 위성우 감독의 불호령을 피할 수 없다. 이제는 선수들이 위성우 감독의 원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부드러워졌을 뿐이다.

위성우 감독은 정규리그 3연패에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 우리은행은 올시즌 개막 후 16연승 신기록을 세우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고비가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훈련량이 많지 않아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음에도 계속 이기는 통에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연승행진이 끝나고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발목 부상을 당하는 순간 체력이 떨어졌다는 경각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입에 발린 소리라고들 하면서 믿지도 않겠지만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말하면서도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 설렁설렁 나서는 일은 없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어떤 각오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는지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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