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블론? 아픔의 크기가 달라졌다"

  • 등록 2014-07-31 오후 12:25:13

    수정 2014-07-31 오후 1:56:29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임창용은 요즘 들어 팀과 후배들에게 미안한 일이 부쩍 많이 생겼다. 블론세이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그가 기록한 블론은 7개. 다 잡은 승리를 7번이나 놓치거나 그럴 뻔했다.

마무리 투수로 한 시즌 5~7개 정도의 블론을 기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7블론을 기록한 임창용의 성적은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올시즌 성적은 5승2패21세이브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5.23까지 치솟았다. WHIP는 1.39에 피안타율은 2할7푼3리. 전반기 막판엔 2군까지 다녀온 일도 있었다.

마무리 투수는 가장 고독한 보직이라고 한다. 승리와 패배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특성상, 마무리 투수의 실패는 곧 패배를 뜻하고, 결국 팬들의 거센 비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도 결국은 인간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마무리투수 임창용. 그가 최근 블론세이브에 관해 솔직한 고백을 했다.

“나도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된다. 타자들도 너무 잘치고. 의욕은 넘치는데 뜻대로 안되니까 좀 답답하다. 나이가 있다보니까 위축되는 부분이 있었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다.”

블론세이브를 하고 싶은 마무리 투수는 그 어느 누구도 없다. 세월의 힘 앞에선 조금씩 밀렸을지 모르지만 임창용 역시 지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이 없었다.

사실 임창용이 복귀를 했을 때 기대치는 어마어마했다. 오승환(한신)과의 비교도 어쩔 수 없었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임창용에 대한 기대치는 나이 서른 둘의 오승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대치가 큰 만큼 임창용이 느끼는 부담감도 커져갔다. 블론을 한 뒤엔 더 그랬다. 미안한 마음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선 적도 많았다.

임창용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다 이겨놨는데 블론 하나 하고 나면 팀에도, 선발 투수들에게도 미안하다. 어쩔 수 없는 내 직책이기 때문에 감수하려고 하지만 어렸을 때와는 기분이 들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임창용은 한국 무대를 떠나기 전 마무리 투수로 나설 때와 기분을 비교했다. 임창용은 “그때는 블론을 하더라도 내가 신도 아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안함을 빨리 떨쳤다. 다음 경기엔 꼭 막아주고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젠 후배가 아닌 최고참이 됐고, 기대치도 크다보니 막아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스스로도 부담이 커졌다”고 되돌아봤다.

부상 재활 복귀 후 첫 시즌.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여전히 강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고참으로서 드는 책임감이 커진 만큼, 실패했을 땐 200%의 자책감을 떠안아야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임창용은 아니다. 부상과 수술, 재활의 시간을 넘어 이제 다시 시작된 시즌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 재활에만 매진해왔던 그가 올시즌 부상없이 마무리로 버텨주고 있고 그는 여전히 젊은 후배들보다 빠른 150km의 공을 던진다. 임창용이 희망을 갖는 이유다.

임창용은 “올해 1년은 재활의 일부분인 것 같다. 풀시즌을 뛰면서 또 다시 내 몸을 만들고 있는 느낌이다. 전반기 불안불안했는데 그럭저럭 잘 버틴 것 같고 후반기엔 더 집중하고 부담도 털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시즌은 끝이 난게 아니다.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임창용이 실패로 남긴 잔영은 꼬리가 길게 남아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있어 승리한 경기도 참 많았다. 지금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그의 올시즌 목표도 여전히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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