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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연이 그랬다. 2년여만에 다시 찾아가는 현장을 앞에 두고 그는 온몸이 잔뜩 움추러들었다. 웅성였던 그의 사생활을 뒤로 하고 본업인 배우로 돌아오는 박시연은 최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새 드라마 ‘최고의 결혼’ 촬영을 시작했다. 여느 현장이든 ‘처음’은 긴장되기 마련, 아직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 시선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던 박시연에겐 더욱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랬던 박시연에게 온 몸의 힘을 풀어준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상대 배우로 호흡을 맞추는 배수빈의 한 마디였다.
“감독님과 몇몇 제작진 분들은 촬영에 앞서 미팅으로 만났고, 또 출연 제의를 해주셨던 만큼 나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있었다. 하지만 현장엔 수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있지 않나. 그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날 싫어하진 않을까, 걱정도 컸다. 그런데 (배)수빈 오빠가 ‘원래 큰 일을 겪고 나면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는 법이야. 잘 이겨내면 돼’라고 넌지시 이야기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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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소중한 것이 뭔지 알게 되면, 사람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달리하는 법이다. 박시연에게 있어서 ‘최고의 결혼’은 그런 의미를 갖는 작품이고, 배수빈이라는 배우는 그런 의미를 심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논란은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몫이다. 이렇게 드라마 방송에 앞서 인터뷰를 결심하게 된 것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드라마를 위한 자리에서 내 이슈로 집중될 것 같기도 했다. 수백 명이 공동 작업하는 현장이 나 하나로 피해를 입으면 안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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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는 결혼을 못 하게 된 상황, 비혼모는 선택으로 하지 않은 상황을 표현하는 다른 말이라고 하더라. 내 나이에 결혼을 안 한 친구나 언니를 보면 결혼은 하기 싫은데 아이는 낳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이는 낳기 싫다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당연히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최고의 결혼’에 임하면서 30대 여성이 많이 공감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된다.”
‘최고의 결혼’은 ‘피아노’, ‘대물’, ‘일 년에 열두 남자’ 등을 연출한 오종록 감독의 차기작이다. 박시연을 비롯해 배수빈, 노민우, 엄현경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