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기대상` 한석규, `낭만닥터` 홍보책자 들고나와 7분 수상소감

  • 등록 2017-01-01 오전 11:46:12

    수정 2017-01-01 오후 1:15:11

‘2016 SAF SBS 연기대상’ 한석규 (사진=방송 캡처)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어제 (31일) ‘2016 SAF SBS 연기대상’ 트로피를 받으러 무대에 오르는 한석규의 손에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홍보용 책자가 들려있었다.

한석규는 이날 마치 대상 수상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담담하게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침묵이 흘렀고 특유의 ‘허허허’ 웃음을 흘렸지만 그의 태도는 단호했다.

모처럼 ‘검은 정장’을 입었다는 한석규는 “신인 시절 ‘하얀 도화지’가 되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을까 생각한다.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다. 어둠과 빛은 한 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지만, 그것을 ‘위험하다’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분명 다른 의미다. 같이 어우러진 좋은 한 개인, 한 사회, 한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그러면서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이 계기였다며 브로셔를 펼쳐 강은경 작가의 드라마 기획 의도를 읽었다.

강은경 작가는 고은 시인의 편지글을 인용해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바라며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용기와 위로를 전할 수 있길”이라고 이번 드라마의 의미를 담았다.

7분 동안 대상 수상 소감을 전한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괴짜 천재의사 김사부(한석규) 역을 맡고 있다. 그는 천재적 의술과 젊은 두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와 함께 작은 병원이 지방 최고의 병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다음은 한석규의 ‘2016 S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소감 전문이다.

자리에 앉아주시죠. 서계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보니까 저부터 검은 정장을 모처럼 입었고요. 같이 자리한 배우들 가운데도 많은 분들이 검은 드레스도 입고 나오셨는데… 일단 감사드리고요.

문득 제 직업란을 쓸 때가 있어요. 그때 그 직업란에 연기자 아니면 액터 그렇게 쓸 때 제 직업이 연기자구나 액터구나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이 연기구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신인 시절에 많은 분들이 아마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 있으실텐데. ‘하얀 도화지가 되어라’ 그런 말씀 많이 듣잖아요. ‘바탕이 하얗다면 이런 저런 많은 자신의 색갈을 펼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흰 도화지가 되어라 이런 얘기 하시는데,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을까요?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여러분. 한번 상상해보세요. 밤하늘의 별을 생각할 때 그 바탕인 어둠, 블랙, 그런 암흑이 없다면 그런 별은 빛날 수도 없을 것이고 어쩌면 어둠과 빛, 그런 블랙과 스타는 한몸이다 그런 생각해봐요.

그 즈음에 ‘제 연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고요. 아마 여기에 계신 동료 분들 ‘큰 틀에서 문화계에서 일하는 문화종사자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쪽에 있는 우리들은 조금은 엉뚱하고 다른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제가 2011년도에 ‘뿌리깊은 나무’로 대상을 한 번 받았는데 그때 맡은 역할이 세종대왕이었어요. 아마 그분도 조금 엉뚱하고 다른 그런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소중한 한글이라는 글을 창제하셨고 그것을 우리가 소중하게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다르다’ 해서 그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그 불편함은 우리의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지만, 그것을 만약에 ‘위험하다’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분명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고 같이 어울어진 좋은 한 개인, 한 사회, 한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 마무리 할게요. 제가 이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한 가장 큰 계기였어요. 강은경 작가님의 기획 의도인데요. 그걸 한 번 마지막으로 읽어드리고 수상소감을 마치고 싶습니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고은 시인이 쓴 편지글 중에 있는 말입니다. 고은 선생님도 분명이 좀 엉뚱한 분이셨을겁니다.

‘이 시대에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촌스럽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되어져 가는, 그러나 실은 여전히 우리 모두 아련히 그리워하는 사람다운, 사람스러운 것들에 대한 향수들’ 여기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용기와 위로를 전할 수 있길 바라며’ 이게 강은경 작가님의 기획 의도였어요.

마지막으로 ‘낭만닥터 김사부’ 무대를 만들어준 사람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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