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라이벌' 범가너 공략법, '빠른공+슬라이더 70%↑'

  • 등록 2014-04-16 오후 4:13:56

    수정 2014-04-17 오후 2:07:16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류현진(27·LA다저스)이 시즌 5번째 선발경기에서 라이벌로 꼽히는 매디슨 범가너(2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한다.

둘은 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벌어지는 ‘LA 다저스 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연전 최종전에서 격돌한다. 작년 2번 맞대결(맷 케인은 3번)을 포함해 벌써 3번째 진검승부다.

류현진이 지난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8실점으로 무너졌고 맞상대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범가너여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될성부른 떡잎’ 범가너가 걸어온 엘리트 코스

‘6피트5인치(196cm)-225파운드(102kg)’의 당당한 체구를 보유한 범가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히코리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2007년 그는 지역의 ‘사우스 캘드웰 고등학교’ 야구부를 ‘4A 주(state)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끌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대번에 재능을 알아본 자이언츠 구단은 2007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18살의 범가너를 지명했다.

매디슨 범가너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탁월한 선택이었음은 금세 증명이 된다. ‘될성부른 떡잎’ 범가너에게 마이너리그 무대는 좁았다. 프로 첫해인 2008년 그가 속한 싱글A ‘사우스 애틀랜틱리그’에서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한 뒤 채 2년이 안된 2009년 9월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2010년을 앞두고 범가너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엄청났지만 시범경기에서 형편없이 떨어진 구위로 난타를 당하다 마이너리그 행을 통보받은 적이 있었다. 트리플A 첫 2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21피안타 11실점’을 저질러 자이언츠 팬들을 경악케 했다.

당시 20살 영건은 90마일 중반대의 빠른공을 던졌는데 이게 90마일을 찍기도 버거울 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했다.

브라이언 세이비언 자이언츠 단장은 ‘산호세 머큐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범가너는 결혼을 했고 준비가 되지 않은 몸으로 캠프에 나타났다. 개인사겠지만 알릴 건 알려야겠다. 다른데 마음이 뺏겨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프로답지 못하다”며 그의 정신 상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추스른 범가너는 그해 6월말 메이저리그로 복귀, 현재까지 리그 최고의 좌완 영건 중 하나로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터닝포인트가 된 2010년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의 1954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일궈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WS에서 ‘8이닝무실점’을 던진 역대 최연소 좌완투수로 등록됐고 생애 최고의 성적을 낸 2012년에는 16승을 거두며 2번째 WS우승 반지를 꼈다.

2013년은 생애 최저 평균자책점(ERA)인 2.77을 찍으며 처음 올스타에 선정됐고 올 시즌에는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아 명실 공히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앞두고 6년(풀타임 4년)간 빅리그에서 ‘51승39패 ERA 3.09 751.2이닝 697탈삼진’ 등을 기록하고 있다.

‘슬라이더=헛스윙 삼진’ 등식과 노림수

젊은 시절 범가너는 마이너리그에서 최고 100마일(161km)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였지만 지금은 패스트볼(빠른공) 평균구속이 91마일(약 146km) 수준이다. 2010년 이후 꾸준히 91마일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좌타자에게 특히 까다로운 쓰리쿼터형 딜리버리(투구 시 팔 동작)여서 체감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지고 볼 끝의 무브먼트가 좋다는 평가다.

제2의 구종은 슬라이더(평균 87.5마일)이고 커브 볼(75.4마일)과 체인지업(82.6마일) 등을 섞어 던진다.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비율은 합쳐서 25% 정도로 나머지 75%는 ‘패스트볼-슬라이더’ 반반 조합의 투 피치(통산으로는 80.8%)다.

두 구종의 구위가 워낙 뛰어나 범가너는 지난해 전체 7번째로 높은 헛스윙 삼진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범가너의 패스트볼 구사빈도는 볼넷비율 증가 없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반면 슬라이더는 지난 2년간 40%에 가까운 비중을 나타냈다. 대부분 자로 잰 듯 구석구석으로 날카롭게 빨려 들어가는 슬라이더에 타자들이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좌타자를 상대로 우타자 대비 20% 이상 많은 패스트볼을 던지고 간간이 섞는 커브는 거의 유인구라고 보면 되는데 커브의 스트라이크존 관통비율은 30%대에 그친다.

볼넷증가 없이 패스트볼 빈도가 내려가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역시 더 많은 헛스윙으로 더 많은 탈삼진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가 클레이튼 커쇼(26)를 위협할 사이영상 후보로 지목되는 주된 배경이다.

타고난 내구성은 범가너의 또 다른 강점이다. 3년 연속 200이닝 이상(204.2이닝-208.1이닝-201.1이닝)을 던지면서 이닝당주자허용(WHIP)은 3년 연속 감소(1.21-1.11-1.03)하고 있다.

몇몇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범가너의 약점에 대해 아예 ‘없다’고 표기할 정도로 ‘피지컬(신체·운동능력)-구위-정신력-체력’ 등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투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전혀 공략 못할 투수는 아니다. 기록에 나타나듯 다저스 타자들이 집중력을 갖고 패트스볼 또는 슬라이더 중 하나를 노려서 공략할 필요가 있다. 슬라이더나 커브 등의 유인구에 최대한 속지 않는 게 중요하고 좌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패스트볼을 노리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범가너를 상대로 많은 점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지만 3점 정도만 올려준다면 류현진의 시즌 3승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원정에서 ‘19이닝 무실점’의 쾌조를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투구로 기록된 지난 등판의 수모를 갚고자 하는 의지도 강할 것으로 보이고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주기’여서 명승부를 기대해볼 만하다.

류현진은 지난해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에서 ‘9경기 7승1패 ERA 2.12’ 등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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