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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전을 앞두고 “타격감이 좋으니 얼른 몰아쳐야 한다”며 웃던 그는 이날만 또 3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점수가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이재원은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네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좌완 킬러라 불릴 만큼 좌투수에게 강했던 이재원. 이날 역시 그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상대는 평균자책점 0.57의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었다는 점에서 그의 진가는 대단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방망이에 발동을 건 이재원은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시즌 첫 도루이자 통산 6번째 도루였다.
그리고 이재원은 양현종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측 펜스를 맞고 나오는 적시 3루타로 연결시켰다.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스코어 3-0. 양팀 에이스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한 점만으론 승기를 가져오기 부족했다. 추가점이 중요했던 순간 나온, 이재원의 결정타였다.
이재원은 7-0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린 7회에도 또 한 번 바뀐 투수 임준혁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작렬시키며 한 점을 더 보탰다. 홈런만 있었다면 사이클링 히트도 가능했던 활약이었다.
이재원은 경기 후 “오늘은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경기 전 준비를 잘 하고 있는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6회 커브를) 노린 건 아니었는데 밸런스가 좋다보니 방망이가 나가서 맞았다”고 말했다.
2회 도루를 성공한 비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재원의 통산 도루 수는 5개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해 2개 중 하나도 양현종을 상대로 얻어낸 것이었다.
야구는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싸움이다. 도루는 후속 안타 없이도 더 득점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상을 깨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이재원의 도루. 그가 해를 거듭할 수록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