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한소희 "여다경 싫지만 한소희는 좋아, 최고의 칭찬" [인터뷰] (종...

'부부의 세계' 여다경 역 활약…주연급 스타로 발돋움
"타투·담배 과거? 그 때 모습도 나, 존중 감사해"
"후퇴하고 싶지 않아…조금이라도 성장하고파"
  • 등록 2020-05-26 오후 2:54:37

    수정 2020-05-26 오후 9:35:27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본처를 위협했던 내연녀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인간 한소희에게서는 여느 또래들과 다를 것 없은 해맑고 솔직한 20대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배우 한소희. (사진=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MBC ‘돈꽃’과 tvN ‘백일의 낭군님’, JTBC ‘어비스’ 등 작품을 거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배우 한소희는 최근 종영한 JTBC 인기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만난 뒤 단숨에 주목도를 끌어올리며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부의 세계’를 마친 뒷이야기와 소감을 속 시원히 털어놨다.

그가 출연한 ‘부부의 세계’는 여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의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의 연과 완벽한 일상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가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다. 1회 6.3%로 시작해 비지상파 드라마 최초 28.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란 역대급 시청률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한소희는 극 중 지역유지인 여병규(이경영 분)의 외동딸이자 필라테스 강사인 여다경으로 활약했다.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와 외도로 가정까지 일궈내 지선우의 완벽했던 ‘부부의 세계’에 균열을 가져다주는 인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한소희는 “아직 많은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 시청률 실감을 잘 못했는데 28.4%가 굉장히 이례적인 수치라고들 하더라”며 “솔직히 촬영 중에는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촬영 끝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마스크를 썼는데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정말 ‘부부의 세계’를 봐주신 분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새삼 놀라웠다”고 말했다.

‘부부의 세계’가 거둔 인기만큼 여다경 역으로 욕을 많이 먹었다. 한소희는 “시청자 여러분들 뿐 아니라 친구, 가족들에게도 욕을 많이 먹었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시더라”며 “준영이(전진서 분)가 다경의 집으로 들어와 계모 역할을 하는 시점에서부터 욕을 더 먹었다. 시청자 분들 반응 중에서는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는 댓글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아직 데뷔 3~4년차에 불과한 신인임에도 김희애, 박해준, 박선영, 이경영 등 쟁쟁한 대선배들에 밀리지 않는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소희는 이에 대해 “선배님들의 커리어에 누가 될까봐 두려움이 커서 무기력해지던 때도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여기서 내가 못하면 정말 창피한 일이다, 이 일을 접어야한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캐릭터가 지닌 복잡한 성격 때문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한소희는 “여다경이란 인물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본심을 숨겨야하는 캐릭터였어서 표현하는데 어려운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감독님과 수 차례 미팅을 가지며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나갈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음에도 정의내리기 어려웠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첫째로는 여다경이 왜 이태오를 사랑했는지 제 나름의 답을 내려야 했다”며 “다경이는 워낙 유복한 집안에 태어나 그저 부모님의 바람에 이끌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채 지루한 삶을 살아온 아이다. 그런 다경에게 태오는 가진 것도 없이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맨땅에 헤딩을 하는 인물인데 그런 순수함이 매력으로 다가와 사랑에 빠졌던 게 아닐까 제 나름의 답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또 “태오와 선우의 관계에서는 태오가 선우의 보살핌을 받는 인물이었지만 태오와 다경의 관계에서는 태오가 다경이를 어르고 달래주는 위치에 있었다. 어린 다경의 입장에선 그런 모습이 성숙한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태오가 꽃중년에 잘생겼지 않았나”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여다경 역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패션, 헤어스타일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한소희는 “지선우와 같은 취향의 슬립과 같은 향의 향수 등 소품들은 지선우를 향한 여다경의 ‘후처 콤플렉스’, 여다경이 결국은 이태오에게 ‘지선우의 대용품’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장면”이라며 “그 부분을 좀 더 극대화하고자 제 나름대로 머리 색깔에 변화를 주는 등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설프게 지선우의 스타일을 따라하려는 모습에서 다경이의 발악과 집착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과 캐릭터가 워낙 많은 조명을 받다보니 배우 한소희를 향한 관심과 주목도도 높아졌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부부의 세계’가 아닌 ‘한소희의 세계’였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그의 일상과 과거를 다룬 각종 사진 게시물들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한소희는 이에 대해 “불과 5~6년 전까지 악역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은 하도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 길거리도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요즘 시청자분들은 여다경 캐릭터와 인간 한소희를 구별해 봐주시는 것 같다. 댓글 중에 ‘여다경은 싫지만 한소희는 좋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드라마 방영 도중 그의 과거 타투 및 담배 사진이 논란이 됐던 것과 관련해 솔직하고 의연한 대처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소희는 “사실 해명이라고 하는 것도 애매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냥 그 때의 제 모습을 부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 때의 모습도 저고 배우가 된 지금의 모습 역시 저”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주목을 받다보면 그렇게 옛날 사진들이 나오고 회자되는 것도 그럴 수 있는 일이겠다고 생각했다. 불과 3~4년 전이라 과거라고 하기도 뭐하다”며 “무엇보다 그런 저의 모습 역시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감동적이고 뭉클했다”고도 감사를 전했다.

또 “악역과 배우를 분리해서 봐주신다는 것, 개인의 과거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주시는 모습에 이 사회가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개인의 개성이나 표현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 변화에 제가 조금이라도 일조한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부부의 세계’로 받은 거대한 관심이 다음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까. 그는 “사실 토할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겪으며 후퇴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꼭 주연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다”라며 “제 연기생활에 작은 부분이라도 플러스가 되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 그러려면 다경이를 우선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을 준비하는 동안 제 안에 쌓인 여다경의 이미지와 키워드를 버리고 백짓장을 만들어낸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기 뿐 아니라 음악이라든가 요리 등 연기를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여러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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