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요정’ 손연재에겐 ‘아사다 마오’가 필요하다

  • 등록 2014-04-21 오후 2:38:24

    수정 2014-04-21 오후 3:28:58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2014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예고했다.

손연재는 20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후프 종목에서 18.050점으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17.950점)를 0.100점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볼 종목에서도 그는 18.200점을 받아 2위 스타니우타(17.850점)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손연재는 앞서 열린 리본 종목 우승까지 이번 대회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20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컵 2014 인천국제체조대회에서 볼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이번 대회 손연재는 스타니우타와 경합을 벌였다. 언론은 대회 예상에서 스타니우타와 그의 관계를 부각시켰다. 스타니우타는 2013년 칼리 리듬 체조 세계 게임 볼과 곤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지난 4월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는 8위를 차지하며 부진했지만 각종 대회 출전 경력이 풍부하다.

손연재에게 필요한 것은 라이벌의 존재다. 스포츠는 ‘라이벌의 역사’를 통해 발전해왔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축구 천재’ 호나우두(브라질)가 ‘라이벌’을 형성하며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그 바통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넘겨받았다.

세계 최고의 농구리그인 미국프로농구(NBA)도 라이벌 구도를 통해 한 차원 성장할 수 있었다. 1980년대 매직 존슨(LA레이커스)과 래리 버드(보스턴 셀틱스)는 ‘흑백’의 인종 갈등이 심했던 미국 사회에서 가장 부각되는 라이벌로 꼽혔다. 미국 내에서는 이들의 매치가 축구의 ‘엘 클라시코(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 만큼이나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손연재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김연아에게도 아사다 마오(일본)라는 훌륭한 라이벌이 있었다. 두 선수는 주니어 무대와 시니어 무대를 통틀어 16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주니어 전적은 2승 1패로 아사다 마오가 우세하며 시니어 전적은 9승 4패로 김연아가 앞선다. 김연아도 처음부터 ‘피겨 지존’이었던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손연재에게 필요한 것은 ‘아사다 마오의 존재’다. 언론이 스타니우타와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나 수상 경력을 놓고 볼 때 스타니우타가 분명 우위에 있다. 앞서 언급한 라이벌의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손연재의 최근 활약은 고무적이다. 리듬 체조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손연재가 발굴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지금부터 국내 대회용 선수, 아시아 대회용 선수라고 낙인찍는 것은 손연재에겐 가혹한 일이다.

팬들은 월드클래스로 성장하는 손연재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 손연재의 앞에는 스타니우타를 비롯해 지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은퇴한 ‘전설’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손연재의 앞날은 아직 창창하다고 볼 수 있다.

손연재는 최근 ‘꿈의 18점’을 돌파하면서 월드클래스로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손연재를 월드클래스로 이끌어 줄 마지막 퍼즐은 바로 ‘라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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