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vs 임수향, 초유의 '겹치기' 편성 논란…어디서부터 문제됐나 [종합]

MBC '닥터 로이어'·SBS '우리는 오늘부터' 주연 겹쳐
MBC 측 "SBS 연락 아직 無", SBS 측 "문제 없을 것"
"TV 편성 시스템이 더이상 의미가 있나 생각해봐야"
"배우 인력풀 적은 것도 한몫…지나친 다작도 문제"
  • 등록 2022-04-06 오후 2:19:48

    수정 2022-04-06 오후 2:19:48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임수향이 주연인 드라마를 동시기에 편성해 갈등을 빚고 있는 SBS와 MBC가 전날 논란이 알려진 뒤 현재까지 팽팽한 입장차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SBS와 MBC 양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해당 논란이 장기전으로 향할지 이목이 쏠린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SBS의 편성 변경으로 인한 주연 배우 겹치기 방송 논란과 관련 6일 이데일리에 “기사가 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기도 했고, 상황 해결에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 SBS에서 이후 MBC 측에 따로 편성 문제 관련 연락을 주거나 논의하자는 사인도 딱히 없었다”며 “MBC 역시 아직 추가입장을 내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내부에서 방향이 결정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 역시 전날 발표한 입장에서 따로 추가적으로 내놓을 내용이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JTBC 뉴스는 MBC와 SBS가 5월 드라마 편성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JTBC뉴스에 따르면 두 방송사는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는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서로 겹쳐 난감한 처지가 됐다. 일찌감치 작품을 편성한 MBC가 불편한 반응을 드러냈고 SBS는 의도한게 아니며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해명해 입장이 엇갈린 것이다.

SBS는 금토극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후속으로 스튜디오S가 제작한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의 편성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고(故) 이힘찬 PD의 사망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노사공동조사위원회 조사로 인해 모든 촬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후속 월화극으로 방영하려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그 공백을 대신 채우게 됐다.

또 다른 월화극 후보였던 ‘왜 오수재인가’ 역시 코로나19 등 이유로 촬영 일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방영 시기를 맞출 수 없게 됐다. 이에 어쩔 수 없이 OTT로 방영하려 한 임수향, 성훈 주연의 ‘우리는 오늘부터’를 5월 월화극으로 긴급 편성했다.

임수향은 5월 27일 방영될 MBC 새 금토극 ‘닥터 로이어’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편성 시기를 못박았던 MBC는 어쩔 수 없는 SBS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동시기 안방극장에 주연배우가 겹친 초유의 사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전날 이데일리에 “이미 사전 편성 확정 후 제작 진행 중인 ‘닥터 로이어’가 있음을 알면서도 주연 배우의 출연시기가 겹치는 상황을 야기한 것은 SBS의 안쓰러운 편성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상도의를 벗어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에 미치는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도 SBS 역시 피해가 예상되는 사태를 야기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상당히 의문”이라며 “SBS는 편성 과정에서 당사에 최소한의 양해를 구하는 등 과정도 없이 일방통보로 일을 진행했다”고도 지적했다.

또 “SBS와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상호 협의 하에 지금이라도 사태를 바로잡고 동반자 파트너십을 회복하길 바란다”고도 요청했다.

반면 SBS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우리는 오늘부터’의 경우 현재 방영 중인 ‘사내맞선’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사정으로 편성이 불가피하게 연결된 것이며 스튜디오S에선 타 드라마의 편성 정보, 주연 배우가 겹치는 리스크를 전혀 의도하지 못했다”며 “방송 요일과 시간, 작품 소재가 전혀 다르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으로, 아직 관련한 추가입장에 대해선 내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연 배우들이 동시기 타 방송사 드라마에 겹쳐 출연하는 경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주연 배우가 겹치는 경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OTT 정착 과정에서 이뤄진 시청 패턴의 변화, 이같은 변화와 거리가 먼 낡은 TV 편성의 시스템, 부족한 배우 인력 풀 등 구조적 문제들이 이런 초유의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말 그대로 의도되지 않은 흐름”이라며 “배우가 겹치기 출연을 의도한 것도, 방송사가 겹치기 편성을 의도한 것도 아닌데,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적 변수들로 제작 지연이 되면서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MBC와 SBS, 임수향 어느 쪽이 잘못이고 책임을 져야하는 지를 묻기보단 TV 편성 중심의 제작방식이 OTT 시대를 맞은 현 미디어 환경에서 더 이상 의미가 있는지 업계가 되돌아보고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는 “지금과 같은 OTT 시대엔 시청자들이 동시기에 방송되는 여러 콘텐츠 중 선호하는 플랫폼의 원하는 작품을 ‘배우 겹치기’와 관계없이 자유로운 시간에 직접 골라 시청하는 패턴이 대세다. 방송사가 그렇게나 우려하는 ‘겹치기 편성’이 드라마의 흥행에 영향을 줄지 고민하는 것부터 의미가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해외와 다르게 드라마 시장에서 출연하는 배우들의 인력풀이 한정돼있는 문제도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우들은 많지만 주연배우로 캐스팅되는 배우들의 인력풀이 지극히 한정적”이라며 “스타 위주의 캐스팅 시스템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보니 새로운 얼굴보단 익숙한 얼굴을 섭외해 위험을 줄이려는 보수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배우 측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도 일침했다. 그는 “배우들이 지나치게 다작을 하는 것도 문제”라며 “다작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스타들이 1년에 한 번, 몇 년에 한 번 작품을 하는 데 비해 국내에선 같은 배우가 몇 개월 주기로 작품을 쉬지 않고 계속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인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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