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김진현 vs 29세 이운재 ‘거미손 금빛史’

27세 김진현, 2015 아시안컵
29세 이운재, 2002 한·일 월드컵
각각 슈퍼세이브 향연
  • 등록 2015-01-26 오전 11:04:21

    수정 2015-01-26 오후 3:15:48

△ 김진현.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어느덧 슈틸리케호의 버팀목으로 성장한 골키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 한국 축구역사를 다시 쓸 기세다. 김진현이 26일(오늘) 열리는 아시안컵 4강 이라크전에서도 무실점을 이어갈 경우 대표팀은 아시안컵 역사상 최초로 5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우게 된다.

만 27세 김진현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한국 축구에 김진현과 같은 골키퍼가 있었냐고 공개석상에서 말할 정도다.

한국 축구 역사상 수문장이 이처럼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적은 ‘국보급 거미손’ 이운재(41) 때 말고는 없다. 공격수나 미드필더는 플레이 스타일상 언론의 조명을 받기 쉽지만, 골키퍼의 경우 화려함이 적기 때문에 어지간한 활약이 아니고서야 돋보이기 어렵다.

‘2인자’ 이운재, 히딩크 만나 ‘NO.1’ 수문장 등극

이운재는 만 29세의 나이에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 빛나는 선방으로 야신상 수상 경쟁까지 했다. 이운재는 당시 월드컵에서 7경기 6실점을 기록했다. 한·일 월드컵 최고의 명장면 중에는 이운재의 선방 장면도 있다.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이운재는 4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골을 막아냈다. 당시 산체스는 ‘트릭(trick)’을 위해 주춤하다 슈팅을 날렸지만, 이운재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산체스의 슈팅 방향을 미리 알아챈 것이다. 왼쪽으로 발을 옮겨가던 이운재는 산체스가 주춤할 무렵 왼쪽이라는 확신을 얻고 몸을 날렸다.

△ 이운재. (사진= 이데일리DB)


결국 이운재의 기지는 한국의 4강 신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4실점을 기록,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대표팀 수문장 후보에서 김병지의 뒷전으로 밀리던 이운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 대표팀의 ‘넘버원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3인자’ 김진현, 슈틸리케호 ‘1등 공신’ 도약

김진현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까지 국내 대표팀 골키퍼 주전 자리는 정성룡(30·수원삼성)이 차지했다. 그러나 브라질 월드컵 부진으로 정성룡은 대표팀 붙박이 주전 골키퍼 자리에서 내려왔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벨기에전부터 김승규(24·울산 현대)가 차기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월드컵이 끝난 후 치러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무실점 선방쇼를 펼치며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슈틸리케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골키퍼 경쟁은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현에게 기회를 줬고 김진현은 A매치 때마다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줬다. 지난해 10월 10일 천안에서 열린 파라과이전에서 김진현은 후반 상대의 파상공세를 홀로 다 막아내며 대표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든 김진현은 마침내 2015 아시안컵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 지난 우즈베기스탄과의 8강전까지 한국은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격과 중원에 비해 수비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서도 대표팀이 잇따라 무실점 경기를 한 데는 김진현의 활약이 컸다.

김진현은 골키퍼가 갖춰야 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 특히 선배 정성룡과 가장 비교되는 부분은 판단력이다. 골키퍼가 나와야 하는 상황과 아닌 상황을 김진현은 정확히 판단하고 있다. 정성룡이 이러한 상황에서 ‘판단미스’를 저지르며 골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면 김진현은 뛰어난 판단능력으로 내줄 골도 막았다는 평이다. 김진현은 골키퍼가 나와야 할 때라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나와 상대의 공격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다.

그의 반사 신경은 육상 선수들과 비교될 정도로 탁월하다. 제공권 장악 능력도 훌륭해 향후 몇 년 간 대표팀 주전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잠시 후인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라크와 2015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007년 이라크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선발 출전이 유력시되는 김진현이 또 한 번의 선방쇼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현을 당장 이운재와 비교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그러나 발전을 거듭한다면 월드컵 야신상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선배의 화려한 족적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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