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7', 오디션 명가의 초라해진 자존심..회복할 수 있을까

  • 등록 2015-09-07 오전 10:07:01

    수정 2015-09-07 오전 10:07:01

‘슈퍼스타K7’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가 프로그램의 명확한 홍보로 이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사과하고 주의하겠다는 제작진의 말을 시청자는 더이상 믿지 않는다. 앞으로 ‘슈퍼스타K7’를 시청자가 어떻게 봐야할지 갑갑한 상황이다.

지난 주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7’는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가수 가인에게 잘못을 했다. 합격을 준 참가자에게 불합격을 준 것처럼 방송이 나갔다. 해당 참가자는 시청자가 보기에도 실력이 출중했던 탓에, 가인의 불합격 심사평은 일부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비공감’을 넘어 ‘분노’가 돼 가인을 폭격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가인이 SNS에 올린 “저는 합격을 줬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는 내용의 글은 충격적이었다. 참가자에게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감정이 과잉됐다는 이유로 불합격을 준 가인을 보며 윤종신은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문을 열며 심사를 시작했다. 제작진은 가인뿐 아니라 윤종신에게도 악마의 편집을 행한 셈이다.

‘슈퍼스타K’의 편집 논란은 한 두 해 겪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말을 두고 악마의 편집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 적은 없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나는 그렇게 행동한 적이 없다”,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등의 주장이 제가됐다. 이번 일을 겪은 시청자 사이에서는 ‘슈퍼스타K’ 제작진이 심사위원을 상대로도 편집 장난을 쳐왔다는 믿음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중의 질타를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참가자들이 참지 못하고 불만을 제기했을 뿐, 연예인이자 프로그램에 잡음이 생겨서 좋을 게 없는 출연진 입장에선 제작진의 심사 조작을 어느 정도 눈 감아준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네티즌의 주장에 진위 여부를 가리는 일은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슈퍼스타K7’에 처음 합류한 심사위원 성시경이 “내가 하는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캐릭터가 되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제 막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시경도 이 같은 사실을 간파했다면, ‘슈퍼스타K’의 존재감인 윤종신은 물론 특별·정식 심사위원으로 프로그램에 임해 온 백지영, 김범수 역시 이번 사건이 언젠가 터질 ‘슈퍼스타K’의 곪은 상처라는 걸 알고 있었을 터다.

대중의 화를 키운 결정적 계기는 사건의 본질을 넘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제작진의 대답에 있었다. 편집 상 착오라는 식으로 해명한 제작진의 입장은 시청자를 두 번 속인 셈이었다. 촬영 내용이 워낙 방대하면 같은 사람이 한 얘기도 다른 내용으로 뒤죽박죽 섞일 수 있는 것인지, ‘베테랑 제작진’이 범할 수 있는 실수의 범주인지도 의문이지만 가인의 불합격 발언에 윤종신의 반대 의견까지 붙여다 놓은 상황이 어떻게 실수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이 많아 보인다. “차라리 재미를 극대화하려고 했던 편집인데 도가 지나쳤다고 인정해라”고 말하는 애청자의 지적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은 모양새다.

문제는 앞으로다. ‘슈퍼스타K7’은 이제 3회를 방송했다. 믿지 않던, 믿던, 프로그램을 보고자 하는 시청자는 분명 있다. 참가자의 노래는, 실력은 조작할 수 없으니까 노래 잘하는 이들의 무대를 보고 싶어서라도 ‘슈퍼스타K7’를 찾는 시청자는 존재한다. 프로그램을 즐겁게 보다가도 “저거 또 조작이겠지”라는 의심을 지우지 못하는 시청자도 있을 터다. 이러한 시청자를 상대로 계속 될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을 벌써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는 목소리가 높다. 7년째 살아남은 ‘오디션 명가’의 자존심은 시청자의 이렇듯 불편한 마음을 밟고 세워질 것인지, ‘슈퍼스타K7’은 다시 한번 혹독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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