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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7’는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가수 가인에게 잘못을 했다. 합격을 준 참가자에게 불합격을 준 것처럼 방송이 나갔다. 해당 참가자는 시청자가 보기에도 실력이 출중했던 탓에, 가인의 불합격 심사평은 일부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비공감’을 넘어 ‘분노’가 돼 가인을 폭격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가인이 SNS에 올린 “저는 합격을 줬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는 내용의 글은 충격적이었다. 참가자에게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감정이 과잉됐다는 이유로 불합격을 준 가인을 보며 윤종신은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문을 열며 심사를 시작했다. 제작진은 가인뿐 아니라 윤종신에게도 악마의 편집을 행한 셈이다.
네티즌의 주장에 진위 여부를 가리는 일은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슈퍼스타K7’에 처음 합류한 심사위원 성시경이 “내가 하는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캐릭터가 되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제 막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시경도 이 같은 사실을 간파했다면, ‘슈퍼스타K’의 존재감인 윤종신은 물론 특별·정식 심사위원으로 프로그램에 임해 온 백지영, 김범수 역시 이번 사건이 언젠가 터질 ‘슈퍼스타K’의 곪은 상처라는 걸 알고 있었을 터다.
문제는 앞으로다. ‘슈퍼스타K7’은 이제 3회를 방송했다. 믿지 않던, 믿던, 프로그램을 보고자 하는 시청자는 분명 있다. 참가자의 노래는, 실력은 조작할 수 없으니까 노래 잘하는 이들의 무대를 보고 싶어서라도 ‘슈퍼스타K7’를 찾는 시청자는 존재한다. 프로그램을 즐겁게 보다가도 “저거 또 조작이겠지”라는 의심을 지우지 못하는 시청자도 있을 터다. 이러한 시청자를 상대로 계속 될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을 벌써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는 목소리가 높다. 7년째 살아남은 ‘오디션 명가’의 자존심은 시청자의 이렇듯 불편한 마음을 밟고 세워질 것인지, ‘슈퍼스타K7’은 다시 한번 혹독한 시험대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