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웨버 '볼'은 성공 '스트라이크'는 실패

NC 웨버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NC 투수 웨버가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도 아쉬움 속에 마쳤다.

웨버는 25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했지만 3이닝 만에 2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위기 뒤 찬스’라는 야구의 진리를 감안했을 때 더 큰 아쉬움이 남는 투구였다. 숱하게 위기를 맞았지만 LG가 살려내지 못하며 오히려 NC로 분위기가 넘어오는 흐름이 경기 초반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속이는)볼은 잘 던졌지만 필요한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 것이 실패의 이유였다.

1회 1사 후 김용의에게 내야 안타를 맞으며 주춤했지만 포수 김태군의 도루 저지로 한숨을 돌렸다.

2회엔 내야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내준 뒤 스나이더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지환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솎아낸 뒤 최경철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매조졌다.

3회엔 한 번 더 기를 꺾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시종 흔들리던 제구가 이 순간만은 빛을 발했다.

손주인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줘 맞은 무사 1,2루 위기. LG 벤치는 번트를 결정했다. 하지만 김용의가 초구에 성공하지 못한 채 파울에 그치자 NC 벤치가 움직였다. 일부러 볼을 던져 번트를 피한 뒤 2루 주자를 견제하는 작전.

결과는 200% 성공이었다. 스트라이크 번트를 지시 받은 김용의는 번트를 대지 않았고 김태군이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져 리드 하던 손주인을 잡아냈다.

이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이 웨버의 제구였다. 스트라이크 존 양 옆으로 빠지는 공은 던지면 안됐다. 2루 주자 손주인이 볼임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2루 주자의 눈에 확연하게 띄지 않도록 적당히 높은 볼존에 공을 던져야 했다. 웨버는 이 제구를 기 막히게 해냈다. NC 벤치의 전략을 완성시킨 제구력이었다.

그러나 웨버의 제구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이 순간 뿐이었다.

어렵게 흐름을 끌어오고도 타석에 있던 김용의에게 볼넷을 내줘 또 한 번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계속된 2사 1,2루서 이병규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하며 2점을 빼앗겼다.

넘어가는 분위기를 끌어오고도 허망하게 내준 제구력이 두고 두고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