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영화인 61.5% 성폭력·성희롱 피해 …男 영화인도 17.2%

  • 등록 2018-03-12 오후 5:53:02

    수정 2018-03-12 오후 5:53:02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과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여성 영화인 3명 중 2명이 성폭력·성희롱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은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7월11일부터 9월13일까지 제작 연출 배우 작가 마케팅 등 영화인 749명(여성 467명, 남성 2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749명 중 46.1%가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 467명 가운데 61.5%가, 남성 267명 가운데 17.2%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30대(263명) 48.3% 20대(327명) 45.9% 40대(116명) 43.1%, 50대 이상(23명) 21.7% 순이었다. 20대~40대까지 각 연령별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성폭력·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직군별(복수응답)로는 작가(26명)가 65.4%, 배우(205명) 61%로 조사됐다. 배우 응답자가 205명으로 가장 많은 점을 고려하면 배우들이 성폭력·성희롱에 비교적 많이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정규직(157명)은 29.9%, 비정규직(415명) 50.6%로 고용형태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영화계 성폭력·성희롱 사건 해결에 대한 기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는 응답이 76%, 적절히 해결될 것이라는 응답은 21.6%에 그쳤다. 모름 또는 거절 응답자도 2.4%였다. 성폭력·성희롱 사건의 발생 및 미해결 원인으로는 ‘인맥, 소문 등 중요한 조직문화’가 66.7%로 가장 높았으며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권위적, 위계적 분위기’가 57.7%, ‘성차별적 인식과 문화’ 42.3%, ‘개개인의 인권보다 예술의 자유와 흥행이 강조되는 분위기’ 39.4%, ‘피해자 보호나 해결 장치 미비’ 36.5%, ‘역알한 노동조건 및 근무환경’ 22.7%, ‘공론화 되거나 해결된 전례가 없어서’ 19.9%, 기타 1.4%로 조사됐다.

이날 현장에선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개소 기념 행사도 열렸다. 영진위와 여성영화인모임은 업무협약(MOU)를 맺고 든든에 적극 협력 의사를 밝혔다. 지난 1일 개소한 든든은 한국영화 성폭력·성희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상설기구로 영진위가 지원하고 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한다. 든든의 센터장은 임순례 감독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맡는다.

임순례 감독은 “그 동안 한국영화계 내에서 지속적이고 끔찍한 성폭력 환경에 노출돼 영화계를 소리 없이 떠나간 동료 여성 영화인들, 피해자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여성 영화인들이 더 이상 그런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현장을 살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재명 대표 또한 “미투운동이 폭발하고 젠더 이슈가 크게 발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고 관심을 가져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며 “성 평등한 한국영화, 한국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최근 영화계를 넘어서 예술 정치 각 계 각층에서 번지고 있는 미투운동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성폭력·성희롱에 대해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영화산업 내 성평등이 이뤄지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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