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동호인 출신' 김기혁의 인생역전 "내가 쿠드롱을 이길줄이야"

  • 등록 2021-07-19 오후 3:22:21

    수정 2021-07-19 오후 3:30:56

프로당구 PBA 휴온스팀 주장 김기혁. 사진=PBA 사무국
신생팀 휴온스의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이끌고 있는 김기혁(왼쪽 세 번째). 사진=PBA 사무국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이런 큰 무대에서 쿠드롱 선수와 경기할 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프로당구선수가 된 후, 중학생 아들이 친구들에게 아빠가 프로당구선수라 자랑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뿌듯했어요”

프로당구 PBA 팀리그 신생팀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의 김기혁(39)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당구장을 운영하는 동호인이었다. 그러다 PBA출범 소식에 당구선수에 도전해 1년차에는 드림투어 선수로 활약했고 전체 2위로 이듬해 1부 투어로 승격했다. 지난 시즌에는 1부투어 전체랭킹(포인트) 21위로 마감했고, 세 번째 시즌에는 신생 팀의 선택을 받았다.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리며 불과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최근 팀 성적도 좋다. 그가 이끄는 휴온스는 신생 팀이지만 팀리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18일 웰컴저축은행에 시즌 첫 패를 안겼다. 특히 김기혁은 3세트서 ‘세계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를 15-11(9이닝)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사실 오늘 경기장으로 오면서 팀원들과 웰뱅(웰컴저축은행)을 잡아보자고 각오를 다졌어요. 출전 명단을 정할 때, 2세트에선 (김)세연이가, 5세트에선 팔라존, 6세트에선 (김)봉철이 형이 이길 거라고 예상했죠. 최대 무승부를 봤어요. 그런데 제가 3세트에서 쿠드롱 선수에게 승리한 덕분에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1라운드에서도 쿠드롱의 발목을 잡으며 이변을 일으켰던 김기혁은 ‘쿠드롱의 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김기혁은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한참 멀었죠”라며 “다음번에 만나면 (쿠드롱에게)크게 혼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리그 초반엔 엄청 떨었어요. 긴장되고 득점을 놓치면 괜히 주눅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리그에 익숙해지니까 제 플레이가 나오는 거죠”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기혁은 소속팀 주장으로서의 본분도 열심히다. 각 선수들의 힘든 점은 없는지, 모든 선수들의 의견에 세심히 귀를 기울인다. 같은 팀 외국인 선수인 글렌 호프만(네덜란드)와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의 음식까지 신경쓸 정도다.

“손짓 발짓 다 해가며 외국인 선수들과 소통해요. 가끔 음식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제가 서울 시내로 데려가서 맛집을 소개해 주기도 해요. 다행히도 호프만과 팔라존이 너무 착하고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죠”

김기혁 본인이 매긴 팀의 점수는 70점. 각 선수들이 단식과 복식 등 어떤 세트에 강한지 파악하고, 또 복식에는 어떤 선수들이 호흡이 좋은지 파악한다면 남은 30점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자신있게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팀워크도 맞아가고 있어요. 우승까지 이루고 자신있게 100점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습하랴 팀원들 챙기랴 몸이 열 개라도 바쁜 와중에도 김기혁은 지금이 당구인생 27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제가 당구를 27년 쳤는데, 요즘이 가장 행복해요. 아이들에게도 아내에게도 떳떳한 아빠이자 남편이 된 것 같아요.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는게 목표에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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