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전력분석이 본 '미친 선수', 개념부터 다르다

  • 등록 2014-10-20 오후 2:24:55

    수정 2014-10-20 오후 6:07:23

사진=뉴시스
[마산=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포스트스진, 단기전에서 감독과 선수들에게 꼭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미친 선수’에 관련된 것이다. “누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미칠 것 같은가.”

그러나 정작 미쳤으면 하는 선수의 이름을 나열하기만 할뿐, 그에 대한 상대의 대비책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단기전은 상대의 경계대상들을 하나 둘 지워가는 시리즈라고 했다. 상대의 미칠 선수들에 대한 경계를 풀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소위 미친 선수들로 경기가 판가름났다. LG에선 김용의, 최경철, 스나이더 등 조연급 선수들이 주전들 못지 않은 맹활약을 펼치면서 LG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전력 분석의 입장에서 본 ‘미친 선수’는 개념이 좀 다르다. 단순히 ‘경계를 받는 주축 선수 외 선수’에 한정되지 않는다. 물론 ‘비주축 선수’가 주를 이루지만 경기 분위기에 따라 성향이 달라지는 선수들도 포함된다.

전력분석의 대가로 불렸던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먼저 미친 선수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첫째는 흐름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전력분석에선 당연히 주연급들이 가장 우선순위다. 하지만 정작 단기전에선 주연들이 못하기보다 눈에 띄지 않고 가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잘해도 티가 덜 난다.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워낙 있기 때문이다”면서 “그래서 조연급이 필요하다. 우리가 갈 길은 상대방에서 다 막고 있다는 가정을 먼저 해야 한다. 그 흐름이 어디선가는 터져야는데 모든 경계가 몰려있는 주연급보다는 조연급에서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기전은 상대의 경계 대상들을 하나 둘 지워가는 시리즈다. 페넌트레이스라면 보통 중심타선 위주로 분석이 이뤄지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경우는 16명의 야수 들 중 9~10명 정도의 타자에게 집중 분석이 이뤄진다.

김 위원은 “어제 경기만 보면 NC는 3-6번 타자까지 경계대상이고, LG는 정성훈, 박용택, 이병규(7번), 이진영이 서로의 경계대상이었다면 여기에 LG는 스나이더, 김용의, 최경철이 터져버린 것이다. 훨씬 상대 입장에선 혼돈이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심타자들까지 막지 못하면 NC로선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상대의 미칠만한 선수를 사전에 경계하고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걸까.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를 지배하는 선수들’이다. 큰 경기서도 강철 멘탈을 가진 선수들을 말한다. 두산 오재원이 늘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히는 이유다.

김 위원은 “2005년 박재홍의 홈 스틸이 좋은 예다.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그런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을 막아야한다”면서 “포스트시즌은 모든 선수들이 진지해 진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선수들이 있다. 중요한 게임에서도 자기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선수들은 꼭 막아야한다”고 했다.

‘미칠 선수’들에 대한 대비책도 있다. 그 선수들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결국 팀의 전략과 분석, 노하우에 달렸다는 의미다.

김 위원은 준PO 1차전에 대한 예를 들었다. 최악의 상황을 일단 막는 것이 중요하고, 선수들의 성격, 최근들어 변화한 부분에 있어서도 세밀히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

결정적 3점 홈런을 친 최경철은 올시즌 2B, 3B-1S 등 유리한 카운트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 4타수 2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친 횟수 자체가 적다. 유리할 때 좀처럼 스윙을 하지 않는 선수다. 최경철은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위하는 플레이를 더 많이 하는 선수로도 알려져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달랐다. 2B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스윙이 나왔다.

김 위원은 “데이터상 2B에서 친 경우가 없다는 건 모 아님 도라는 의미다. 평소의 경철이도 보면 모아님 도 식의 노림수가 있고 김용의도 3B에서 거의 안치는 카운트인데도 친 경우가 있었다. 충분히 시즌 때 힌트가 있었는데도 그 부분을 놓쳤다. 원래 큰경기의 승부수는 만에 하나에 주의해야한다”면서 “NC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2B에서 직구 대신 스트라이크가 되는 변화구로 승부했으면 홈런은 안맞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금부터라도 실패한 부분을 정확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는 이렇게 해서 실패했다, 이 실수 때문에 졌다 등 조금 더 실패를 정확히 들여다보는 노력 속에 승리의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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