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인 전북현대를 비롯해 수원삼성, FC서울, 성남FC 등 4팀은 한국을 대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뛰어들었다.
조별리그는 K리그 팀들의 독무대였다. 네 팀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올라섰다. 출전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한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하지만 16강은 상황이 달랐다. FC서울, 수원 삼성, 전북 현대는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오히려 유일한 시민구단으로 최약체로 평가되는 성남이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 광저우 헝다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2차전은 네 팀 모두 원정경기를 치른다.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8강에 한 팀도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차전에서는 1차전에서 나오지 않은 강한 정신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윗’ 성남, 또다시 ‘골리앗’ 광저우 무너뜨릴까
지난 20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선 예상을 깨고 성남이 2-1로 이겼다. 성남 선수들 전체 몸값이 저우 헝다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히카르두 굴라트와 엘케손, 단 2명의 몸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단 운영비도 성남은 1년에 150억원 안팎이지만 광저우는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성남은 철저한 상대 분석과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승리를 이끌어냈다. 성남으로선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할때 쉬운 미션은 아니다. 게다가 2차전은 광저우 원정경기다. 경기가 열릴 텐허 스타디움은 5만8500만명을 수용하는 초대형 구장이다. 수만명의 광저우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내야 한다. 고온다습한 광저우의 기후도 성남에는 불리한 요소다.
성남으로선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1차전을 내준 광저우는 홈 2차전에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것이 틀림없다. 그런만큼 성남은 최대한 골문을 지키면서 상대 뒷공간의 빈틈을 노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전술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전성기 시절 기량을 완전히 되찾은 ‘베테랑’ 김두현과 골 감각이 돌아온 외국인공격수 조르징요, 히카르도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의 지략가인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기의 전북·서울·수원...벼랑끝서 살아 돌아올까
서울과 수원은 벼랑 끝에 몰린 신세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일본 J리그 팀에게 충격패를 당했다. 서울은 감바 오사카에게 1-3으로 졌고, 수원도 가시와 레이솔에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서울은 27일 오후 7시 오사카의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수원은 26일 오후 7시 가시와의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각각 16강 2차전을 벌인다. 서울은 3골, 수원은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축구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도전하겠다”라며 “2차전에서는 다득점이 필요한 만큼 실점을 하더라도 공격하고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들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정원 수원 감독 역시 “공격적인 선수 구성으로 2차전에서 8강에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은 핵심 공격자원인 한교원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교원은 지난 K리그 12라운드에서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날리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퇴장 당했다.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전북은 한교원을 베이징 원정에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한교원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전북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