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은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 1부 리그 7라운드 알 힐랄전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뒤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소속팀에서 골 맛을 본 것은 무려 582일 만이다. 지난 2013년 3월 16일 스페인 셀타 비고 임대 시절 프리메라리가 28라운드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의 경기에서 만회골을 넣은 후 첫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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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공간침투 능력으로 사우디 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박주영을 두고 현지 언론들은 대부분 극찬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울리 슈틸리케호 승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가능성은 분명 있다. 이번 골은 아스널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 꼬리표를 끊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활약과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릴 때만 대표팀 합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셀타 비고로 임대를 간 후 첫 경기서 골을 성공하며 주위의 기대감을 한껏 드높였다. 이후 출전 기회가 꽤 부여됐지만, 박주영은 결국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미비한 존재감을 보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박주영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빅리그 아스널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그라운드에 한동안 나서지 못한 박주영은 이례적으로 지난 3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차출됐다.
당시 박주영의 합류를 두고는 말들이 많았다. 소속팀에서 벤치 생활을 오래 해 ‘즉시전력감’이 아니라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약 1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몇 년간 대표팀에서 23골을 기록한 박주영에게 강한 믿음을 보이며 그를 발탁했다.
그리스와의 복귀전에 나선 박주영은 소속팀서 불과 71분만 출전한 선수답지 않게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세간의 우려를 날려 보내기도 했다.
큰 무대인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전방에 배치된 그는 그러나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하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원성을 샀다.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결정적인 순간 다시 주저앉았다. 알샤밥 소속으로 첫 경기를 가진 그가 부활의 움직임을 보였더라도 활약이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여론은 조금씩 돌아서고 있지만, 섣부른 대표팀 승선은 자칫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 2000년대 후반 박주영은 국내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으나 그렇다고 이름값에 현혹돼 충분한 검증기간 없이 대표팀에 발탁하는 것은 슈틸리케호에 불안요소를 더하는 것밖에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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