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볼넷 없는 히메네스, 포수의 느낌은 어떨까

  • 등록 2015-07-04 오전 11:34:59

    수정 2015-07-04 오후 12:15:48

히메네스.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기자 한 지가 벌써 16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요. 제가 겪어 본 그 ‘사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잣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사람의 기억은 모두 다르게 적히기 마련이니까요. 기사처럼 객관성을 애써 유지하려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어볼 생각 입니다. 그저 ‘새털’ 처럼 가볍게 읽어봐 주시고,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정도로만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새털데이(Saturday)니까요.



외국인 선수는 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죠. 일단 문화나 삶의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 있던 선수들인 탓에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그저 어떻게 생할하는지만 궁금한 것은 아니죠. 팀 성적을 쥐락 펴락하는 실력을 지니고 있기에 더 눈길을 끌게 됩니다.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아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으니 그들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LG 히메네스 선수 입니다. ‘새로 온 주장’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팀 분위기를 띄우는데 큰 힘으 보태고 있습니다. 그가 가세한 뒤 LG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실력도 빼어납니다. 타율 2할9푼8리, 3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볼넷 입니다. 13경기 58타석을 들어섰지만 아직 볼넷이 한 개도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희생 플라이가 하나 기록돼 있어 타율(.298)보다 출루율(.293)이 낮은 선수입니다. 이런 경우를 찾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볼넷이 적은 타자’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선구안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히메네스 선수도 그런 유형은 아닐까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수들이 느끼는 건 다르더군요. ‘볼넷 없는 히메네스’는 보다 큰 공포를 주는 선수였습니다.

포수 출신인 현재윤 SBS 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물었습니다. “히메네스 같은 선수는 어떤 기분이 듭니까.” 그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엄청 부담스럽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히메네스는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 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든 유인구를 써서 헛스윙을 유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이 유인구까지 다 따라나와사 친다고 생각하며 등골이 오싹합니다. 그냥 치는게 아니지 않습니다. 하나 걸리면 바로 넘어갑니다. 투수나 포수나 좀 더 신경써서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공 저 공 다 치러 들어오지만 유인구도 걸릴 수 있는 스윙을 갖고 있기에 두려움을 줄 수 있다는 뜻 입니다. 일반적인 선구안 나쁜 타자와는 포스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죠.

자,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있습니다. 어떨 때 보면 좀 참고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포스는 여전합니다. 그냥 보는 사람들 뿐 아니라 그를 상대하는 사람들까지도 그가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연 히메네스는 또 다른 유형의 성공적 외국인 선수로 우리의 가슴 속에 남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 시험대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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