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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질문 하나. ‘만약’이라는 가정하에 둘 중 하나만 잡아야 한다면 어떤 선수를 택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나바로를 잡으면 따라오는 부수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방출이 결정된 마틴을 대신할 외국인 투수와 ‘사실상’ 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피가로가 주인공이다.
피가로는 류중일 감독이 특히 아끼는 강속구 투수(우완). 지난 20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으며 최근 2년간은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52경기(9선발) 5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04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7시즌 통산 140경기에 출장해 41승2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그만큼 영입 경쟁도 치열했다. 감독이 직접 도미니카까지 넘어 간 LG와 롯데,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기로 한 한화 등이 피가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LG는 계약 일보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가로의 마음은 삼성으로 기울었다. 삼성이 사실상 최종 승자가 되며 치열했던 영입 경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피가로가 삼성을 택한 이유 속에 나바로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피가로는 나바로와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다. 당연히 한국행을 결정할 때 많은 조언을 받았다. 나바로가 적극적으로 삼성을 추천하면서 피가로도 행선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삼성이 나바로를 잔류시켜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매우 중요하다. 피가로가 좋은 투수라는 건 자명한 사실. 그가 마음 편히 던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금상첨화. 절친 나바로의 존재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