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는 100을 기준으로 초과하는 투수는 잘하는 투수, 100 아래로는 잘 못 하는 투수로 나뉜다.
1994년 매덕스와 2014년 커쇼 ‘닮은꼴’
지난 1994년이다. 야구공에 마치 탁구공처럼 스핀(회전)을 먹인다는 또 다른 의미의 ‘괴물투수’ 그렉 매덕스(48)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때다.
그해 매덕스의 ERA+는 역사에 길이 남을 무려 271(25경기 16승6패 ERA 1.56 156탈삼진 이닝당주자허용 0.896)을 찍었다. 이듬해 역시 ERA+ 260(28경기 19승2패 ERA 1.63 181탈삼진 이닝당주자허용 0.811)으로 리그를 호령했다.
작년 제법 잘했다는 류현진(27·LA다저스)의 ERA+가 119였고 이미 12승(5패 3.44)을 거두고 있는 올해 103인 점을 감안할 때 1994년 매덕스의 271이라는 숫자는 가히 경이적이라 할 만하다.
23년 매덕스의 메이저리그 커리어(355승227패 ERA 3.16 3371탈삼진 등)를 통틀어 ERA+가 200을 넘었던 단 두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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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승(2패 ERA 1.71)째를 수확한 커쇼는 다저스의 2014년 최다 6연승을 견인했다.
아울러 개인 10연승으로 지난 1958년 다저스가 프랜차이즈(연고)를 LA로 옮긴 뒤 다저스 투수로는 역대 6번째 두 자릿수 연승을 맛봤다.
구단 기록은 버트 후튼이 1975년 세운 12연승이다. 앞으로 커쇼는 1승만 더 추가하면 오렐 허샤이저(1985년)-샌디 쿠팩스(1964년, 1965년)-돈 드라이스데일(1964년) 등이 이룩한 11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다저스 자체 기록들만 넘보는 건 아니다. 스포츠통계전문업체인 ‘일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지난 7월말을 메이저리그 최저 ERA 1.87로 마감한 커쇼는 앞서 1994~95년 매덕스(7월 종료기준 1.69-1.64)에 이어 7월말을 기점으로 2년 연속 ERA 2.00 이하를 찍은 첫 선수가 됐다.
커쇼를 보면서 최전성기 시절 매덕스가 떠오른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랜디 존슨의 ‘힘’에도 도전장을 내민 커쇼
2013시즌 커쇼의 ERA+는 194(33경기 16승9패 ERA 1.83 등)였고 올해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1이다. 200대 중반을 훌쩍 넘겼던 그때의 매덕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둘의 차이는 완투횟수에서 갈린다. 매덕스의 경우 1994~95년에 걸쳐 2연속 완투 10번에 완봉 3번의 시즌을 치렀다. 커쇼는 지난해 완투 3회-완봉 2회, 올 시즌은 이날로 완투 5회-완봉 2회로 많이 모자라다.
대신 커쇼는 다른 부문에서 만회한다. 역대급의 탈삼진 능력으로 작년 232개와 올해 141개로 각각 156개-181개의 매덕스보다 압도적이다. 이닝당주자허용(WHIP)은 백중세인데 커쇼는 2년 동안 ‘0915, 0.810’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여세를 몰아 이날로 커쇼가 역사상 최고의 좌완투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랜디 존슨(51)의 전매특허 같던 탈삼진 관련 기록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3경기 연속 ‘3실점 이하와 7탈삼진’ 이상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100년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이 부문 1999년 존슨이 세웠던 14경기에 -1개차(1986년 마이크 스캇 12회, 2002년 커트 쉴링 11회 순)로 바짝 다가섰다.
1999시즌 존슨은 무시무시했다. ‘35경기 17승9패 ERA 2.48 364탈삼진 ERA+ 184 완투 12회 완봉 2회’ 등을 거두며 4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의 첫 걸음을 뗐다.
두 전설의 최전성기 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커쇼는 마치 매덕스와 존슨을 합쳐놓은 듯 동시에 둘의 대기록을 넘보거나 넘어서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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