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찌른 KBO 강정호 계약승인 거부...허구연 총재, 강력한 의지 담겼다

  • 등록 2022-04-29 오후 4:26:18

    수정 2022-04-29 오후 4:53:37

강정호.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강정호의 선수 계약을 승인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예상을 뒤엎고 허를 찌른 결정이었다.

KBO는 29일 “강정호는 세 차례 음주운전을 해 처벌받았고, 세 번째 음주운전에선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라며 “강정호와 키움의 선수 계약은 KBO리그 발전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승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KBO는 키움 구단의 강정호 임의해지 복귀 신청은 허가했다. KBO는 “강정호의 임의해지는 2015년 미국 진출을 위해 한 것으로 제재의 의미가 아니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KBO가 강정호의 선수 계약을 승인하지 않은 만큼 임의해지 복귀 허가는 큰 의미가 없다. 임의해지 여부와 상관없이 강정호가 KBO에서 뛸 수 없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KBO 결정의 핵심은 KBO 규약 ‘제44조 제4항’이다. 이 조항에는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선수와의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적시돼있다.

바꿔 해석하면 이번 강정호의 선수 계약 불허가 허구연 총재 직권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동안 허구연 총재는 강정호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검토해야하고 고려할 부분도 많다”며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한 뒤 팬들에게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선수들의 음주운전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허구연 총재는 취임 직전 전체 선수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불(不)’(음주운전, 승부 조작, 성범죄, 약물 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 달라”고 주문했다. 4불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이 음주운전이었다.

이는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강정호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그전부터 이미 머리 속에는 강정호의 계약 불허 입장이 자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KBO가 한 달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법적 문제 때문이었다. 명확한 근거 없이 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키움이 법적 대응으로 맞선다면 불리할.수 있기 때문이다.

KBO 법무팀은 강정호 문제를 두고 오랜 기간 법리적 검토를 거쳤다. 그 결과 임의해지 복귀 허가와 선수 계약 승인을 분리하는 나름의 묘안을 짜냈다. 3번이나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강정호가 돌아온다면 리그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총재의 판단이다. 다만 총재의 주관적 판단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또다른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키움 구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키움 구단 측은 “임의 해지 승인 불허가 아닌 선수 계약 승인 거부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수일 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정호의 원소속팀 키움은 지난달 17일 강정호와 2022 시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키움은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을 채운 뒤 내년 시즌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KBO의 허를 찌른 결정에 따라 키움 구단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KBO의 뜻에 따라 강정호와 계약을 포기할지, 아니면 법적 다툼을 통해 KBO가 내린 결정을 뒤집을지다. 키움 구단은 그동안 KBO가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각 벌금 100만원, 벌금 3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겨이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었던 2016년에도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및 도로시설물 파손 사고를 내 삼진아웃제를 적용받아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강정호는 정식 재판에 회부돼 징역 8개월,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과 재판으로 원치 않은 긴 공백기를 가진 강정호는 간신히 메이저리그로 복귀했지만 끝내 재기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강정호는 2020년 국내 복귀를 노렸지만 들끓는 비난 여론에 막혀 스스로 복귀 신청을 철회했다. 2년 뒤인 올해 초 키움은 구단 주도로 강정호와 계약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KBO의 제동으로 이 역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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