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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36분21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라톤에 출전한 155명 중 131위에 그쳤다.
경기 후 국내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한 원로 마라톤인은 인터뷰에서 “신문을 보고 부끄러워서 혼자 울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명준은 경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아버지인 고(故) 손보성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슬픔이 온몸을 짓눌렀다. 그래도 손명준은 이 사실을 대표팀 관계자나 코칭스태프에게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상적인 레이스는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13km 지점부터 오른쪽 허벅지 통증까지 찾아왔다.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팠다.
손명준은 경기 후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인 삼성전자 육상단도 이같은 사연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을 대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던 손명준은 발인 때 곁을 지킬 수 있었다. 손명준은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