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손명준, 아버지 잃은 슬픔 품고 달린 사연

  • 등록 2016-08-25 오전 11:24:27

    수정 2016-08-25 오전 11:24:27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마라톤 레이스를 펼친 손명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마라톤 대표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손명준(22·삼성전자)이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레이스를 펼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손명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36분21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라톤에 출전한 155명 중 131위에 그쳤다.

경기 후 국내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한 원로 마라톤인은 인터뷰에서 “신문을 보고 부끄러워서 혼자 울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명준은 경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아버지인 고(故) 손보성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는 리우올림픽 마라톤이 열리기 하루 전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손명준이 경기를 끝낸 뒤에 부고를 접하길 바랐다. 하지만 손명준은 다른 지인을 통해 이 사실을 접했다.

슬픔이 온몸을 짓눌렀다. 그래도 손명준은 이 사실을 대표팀 관계자나 코칭스태프에게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상적인 레이스는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13km 지점부터 오른쪽 허벅지 통증까지 찾아왔다.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팠다.

손명준은 경기 후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인 삼성전자 육상단도 이같은 사연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을 대고 싶지 않아서였다.

손명준은 경기를 마치고 24일 밤 귀국했고 곧바로 아버지의 빈소가 마련된 충북 음성농협장례식장으로 향했다. 20일 눈을 감은 고 손보성씨의 발인은 손명준을 위해 25일 오전 8시에 열렸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던 손명준은 발인 때 곁을 지킬 수 있었다. 손명준은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