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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2위이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아넷 콘타베이트(2위·에스토니아)를 세트스코어 2-1(7-6<6-4> 2-6 6-2)로 눌렀다.
윌리엄스는 이달 초 공개된 미국 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테니스를 즐기지만 이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며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US오픈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지에선 이번 대회가 윌리엄스의 마지막 대회가 될 것임을 기정사실처럼 여기고 있다.
경기장은 마치 윌리엄스의 콘서트장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관중석에선 윌리엄스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 유명인사들도 경기장을 찾아 윌리엄스를 열렬히 응원했다. 특히 같은 시대를 풍미한 우즈는 윌리엄스가 1세트를 따내자 마치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오른손 주먹을 치켜올리며 포효하기도 했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윌리엄스가 코타베이트를 이길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대회 공식 승패 예측 서비스인 IBM 파워 인덱스는 경기 전 콘타베이트의 승리 가능성을 79%로 전망했다.
반면 41살의 윌리엄스는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햤다. 지난해 윔블던 대회에선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봤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출전한 내셔널뱅크오픈에서도 2회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윌리엄스는 만만치 않았다. 마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강력한 파워로 콘타베이트를 압박했다. 서브에이스에서 11-5 월등히 앞섰다. 서브 최고 시속은 192㎞를 기록했다. 1회전에서 기록한 188㎞보다 더 빨랐다.
마지막 3세트에서 윌리엄스는 다시 힘을 냈다. 3세트에서 먼저 3게임을 따내면서 3-0으로 앞서나갔다.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나타나긴 했지만 노련하게 좌우 코너를 공략해 콘타베이트의 실수를 유도했다. 결국 마지막 세트를 6-2로 가져오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경기력에 의문부호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모든 경기는 네게 ‘보너스’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어 “다음 상대는 더 어렵겠지만 지금은 생각하지 않겠다”며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의 다음 상대는 아일라 톰리아노비치(46위·호주)다. 톰리아노비치는 2회전에서 예브게니야 로디나(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1(1-6 6-2 7-5)로 누르고 3회전에 올랐다. 윌리엄스와 톰리아노비치는 이번이 첫 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