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3관왕’ 하기노를 키운 건 8할이 日의 지원

日 정부, 10여년 간 체육계 전폭적인 지원
'수영스타' 기타지마-하기노 배출
韓 박태환은 '고군분투'
  • 등록 2014-09-23 오후 2:31:51

    수정 2014-09-23 오후 4:10:49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하기노 고스케(20·일본)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최고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하기노는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남자 개인혼영 200m,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NBC 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수영 부문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하기노의 면면을 집중 조명했다. 175cm의 키에 몸무게 68kg인 하기노의 신체는 사실 수영선수로서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183cm의 키에 몸무게 74kg의 박태환(24)이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세계 주요 외신들은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아시아 선수로서 수영의 신기원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하기노의 수영 3관왕은 ‘기적’이라 불릴 만하다.

△ 박태환 선수가 21일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시상대에 오른 박태환이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가운데)를 축하해주고 있다. / 사진= 뉴시스


하기노가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일본 체육계의 든든한 지원이 거론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년 간 체육계 스타 육성에 매진했다. 일본 수영의 전설 기타지마 고스케(32)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키 178cm, 몸무게 70kg으로 신체조건에서 하기노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2012 런던올림픽 수영 400m 혼계영 은메달,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혼계영 400m 동메달의 업적을 달성했다. 수영 강국이 아닌 일본으로선 커다란 성과였다.

일본 수영 국가대표팀 코치이자 수영계 거목인 히라이 노리마사(51)는 기타지마의 기량 향상을 주도했을 뿐더러 하기노의 3관왕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달 외신과 인터뷰에서 “정부는 지난 10년간 스포츠 선수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일본 수영의 발전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기타지마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신체조건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선 스포츠 과학을 통한 맞춤형 훈련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 1998 한일 주니어 수영 대표선수 교류전에서 한국 선수들을 관찰한 그는 수년 후 인터뷰에서 “당시 재능 있던 한국 선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사라졌다”고 회고한 바 있다.

△ 박태환 선수가 21일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이 금메달을 딴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결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넓은 수영 저변이 이번 아시안게임 수영 부문 일본 강세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 선수들은 일찍이 재능을 보이지만, 약한 저변과 진로 문제 등으로 수영을 도중에 그만두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영계에서 박태환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나온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을 차지한 하기노도 2000년대 세워진 일본의 스포츠 과학 육성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하기노가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하게 된 비결이다. 현미경 야구에 이은 이른바 ‘현미경 수영’은 하기노의 기록 단축을 가속화시켰다. 이러한 지원에 마이클 펠프스(29·미국)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동기부여, 노력이 덧붙여져 지금의 하기노가 탄생했다.

반면 박태환의 훈련과정은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수영의 불모지와 다를바 없었던 한국에서 박태환은 피나는 노력 끝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조오련과 최윤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정점을 찍은 박태환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SK그룹은 박태환과의 후원 계약을 포기했다. 손익을 따졌을 때 기업입장에서도 재계약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이후 박태환은 훈련에 드는 수억원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팬들과 수학강사 우형철 씨의 지원을 받고 사비를 털어 가까스로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후원사가 없는 환경은 여전히 그를 좌절하게 만든다.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하기노의 금메달과 박태환의 동메달을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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