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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19일 호주 멜버른 내셔널 테니스센터 하이센스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5위·불가리아)를 상대로 첫 세트를 먼저 따내며 선전했지만 세트스코어 1-3(6-1 4-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정현의 이번 대회 도전은 2회전에서 막을 내렸다. 정현은 이틀 전 열린 1회전에서 세계 79위 렌조 올리보(아르헨티나)에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디미트로프는 ‘리틀 페더러’라 불릴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 2014년 윔블던 4강에 오른 경험이 있고 올해 첫 대회였던 ATP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는 우승도 차지했다.
하지민 정현은 그런 디미트로프를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첫 세트부터 랠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디미트로프를 압도했다.
정현은 1세트 1-1 동점에서 디미트로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후 내리 4경기를 연속으로 따내 첫 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냈다. 랠리 싸움이 길어질 때마다 정현은 디미트로프의 범실을 유도하며 포인트를 가져왔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디미트로프의 얼굴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정현은 2세트 시작과 함께 자신의 서브게임을 잃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첫 서브게임을 내준 뒤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디미트로피의 서브게임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아쉽게 4-6으로 세트를 내줬다.
정현 입장에선 3세트가 가장 아쉬웠다. 정현은 2세트와 달리 3세트 첫 서브게임을 따낸 뒤 곧바로 디미트로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0-2로 뒤진 디미트로프는 곧바로 정현의 서브게임을 가져온 뒤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정현은 3-3에서 다시 디미트로프에게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위기에 몰렸다. 디미트로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내 6-4로 3세트를 마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정현은 4세트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과감한 네트플레이도 시도했다. 하지만 심리적인 압박감이 정현의 발목을 잡았다.
정현은 4세트 2-2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다시 브레이크 당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3-4로 뒤진 상황에서 극적으로 디미트로프의 서브게임을 가져온 뒤 자신의 서브게임까지 이겨 극적으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졌지만 경기 내용은 대등했다. 서브에이스는 12-7로 디미트로프가 더 많았지만 첫 서브 성공률은 68%대65%로 오히려 정현이 높았다. 범실도 38-41로 디미트로프보다 적었다. 하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