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리드 추격 뿌리치고 정상…“‘리더보드 신경 안써야 했다”(종합)

매킬로이 vs 리드, 최종 라운드 치열한 우승 경쟁
PGA 투어파 vs LIV 골프파 자존심 대결도
매킬로이, 2개월 만의 복귀전서 우승…상금 18억7천만원
막판 17·18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 갈라
“평소보다 더 달콤한 우승” 리드 언급
  • 등록 2023-01-30 오후 10:26:10

    수정 2023-01-30 오후 10:43:33

30일 열린 DP 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든 로리 매킬로이(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3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2위 패트릭 리드(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매킬로이는 DP 월드투어 통산 우승을 15번으로 늘렸으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더욱더 굳건히 지켰다. 아울러 2009년과 2015년에 이어 8년 만에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53만 달러(약 18억7000만원)다.

매킬로이는 리드와 공동 선두였던 18번홀(파5)에서 4.5m 버디 퍼트가 컵 안으로 굴러 떨어지는 걸 보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AP통신은 “가장 크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우승이었을 것이다. 이 선수를 이겼기 때문”이라며 리드를 언급했다. 이는 대회 전부터 매킬로이와 리드가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외 설전에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까지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펼쳤다.

승자는 매킬로이였다. 매킬로이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 차분하게 경기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했고 누가 리더보드 위에 있는지 신경쓰지 않아야 했다”며 리드의 추격이 의식됐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매킬로이와 리드는 대회 시작 하루 전에 연습장에서 마주쳤다. 리드가 매킬로이에게 인사했지만 매킬로이가 이를 무시한 게 설전의 발단이었다. 이에 기분이 상한 리드는 매킬로이를 향해 리브(LIV) 골프에서 자신의 팀 ‘4에이시스’ 로고가 새겨진 티를 가볍게 던지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는 매킬로이를 향해 “어린애 같다”고 비꼬았다.

매킬로이도 항변했다. 지난해 LIV 골프에 반대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잔류파의 대변인 같은 역할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즈음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쉬고 있던 차였다. 그때 매킬로이는 집으로 LIV 골프 측이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를 상대로 제기한 소환장이 날아왔고, 이를 받은 매킬로이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드는 이 소송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LIV 골프 측 변호사가 리드의 또다른 소송에서 그를 변호하기 때문에 매킬로이가 리드의 인사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매킬로이가 3라운드까지 리드에 4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기 때문에 이들의 우승 경쟁은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8번홀까지 파 행진만 거듭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는 사이 ‘앙숙’ 리드가 전반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잡으며 매킬로이를 맹추격했다.

매킬로이는 리드에 1타 차까지 쫓기다가 9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 한숨을 돌리는 듯했는데, 앞 조에서 경기하던 리드가 10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 성공해 공동 선두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버디 공방이 계속됐다. 매킬로이가 10번홀(파5)을 버디로 응수하자 리드가 11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매킬로이를 쫓았고, 13번홀(파5)에서는 둘 다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 양상이 지속됐다.

미소 짓는 매킬로이(사진=AFPBBNews)
승부가 갈린 건 15번홀(파3)과 16번홀(파4)에서 매킬로이, 리드가 차례로 보기를 범하고 난 뒤인 막판 두 개 홀이었다. 리드는 1온이 가능한 17번홀(파4)에서 샷이 그린을 벗어나는 바람에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반면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티 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냈다. 이글 퍼트를 퍼터로 굴린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고 다시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 샷이 페어웨이 주변에 도사린 물에 빠질 뻔한 위기를 맞았다. 그사이 리드는 이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를 만들고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가까스로 살아난 공을 두고 고민하던 매킬로이는 2온을 노리는 원래 전략 대신 끊어가는 플랜 B를 택했다. 매킬로이가 92야드를 남기고 한 세 번째 샷은 핀 뒤쪽으로 살짝 넘어가 4.5m 거리에 멈췄다. 리드가 스코어카드 접수처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매킬로이는 챔피언 퍼트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이 마지막 18번홀에서 샷을 물에 빠트려 우승 기회를 날려 버린 전적이 있다. 심지어 매킬로이는 전날 3라운드에서도 이 홀에서 샷을 물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안전한 공략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

매킬로이는 “일주일 내내 전투를 펼친 것 같다”며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했고 똑똑하게 경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에서 2온을 노렸어도 충분히 그린에 공을 올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작년과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우승을 위해 웨지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DP 월드투어 챔피언십 이후 약 2개월 만에 복귀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복귀 첫 주에 우승하게 돼 매우 황홀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DP 월드투어에서 우승한 최초의 LIV 골프 선수에 도전했던 리드는 7타를 줄였지만 1타 차 준우승(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에 만족해야 했다.
끝내기 버디 잡고 주먹을 불끈 쥔 매킬로이(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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