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D-day]열린 관객이여, 제목에 갇히지 마소서②

  • 등록 2015-09-16 오전 10:25:23

    수정 2015-09-16 오후 2:09:29

‘사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송강호와 유아인의 버디 무비가 아니다.”

‘사도’는 역설적인 영화다. 제목을 ‘사도’라고 지어놓곤 사도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를 만든 이준익 감독은 그래서 “‘사도’의 제목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거듭했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사도’는 송강호와 유아인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시사회로 ‘사도’를 본 일반관객 사이에서도 송강호와 유아인을 기대하고 갔다가 훨씬 많은 부분을 느끼고 보고 오는 영화라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사도’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관건인 부분은 관객의 열린 마음인 셈. ‘사도’라는 제목 탓에 “유아인의 광기 연기를 기대한다”거나 “‘베테랑’과 ‘사도’가 얼마나 다를까”라고 미리 관전포인트를 정해두고 가지 않는 편이 낫다는 뜻이다.

△수 많은 여자들에 대한 이해

‘사도’는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비극사다. “이것은 나랏일이 아닌 집안일이다”라고 외치는 영조는 세상 둘도 없는 ‘아들 바보’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을 냉혈한 아버지로 40여 년의 세월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아버지 나이 마흔에 태어난 귀한 아들이었던 사도는 강아지 그림을 그리고, 손오공 이야기에 빠져들며 쉰의 아버지, 예순의 아버지, 일흔의 아버지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비운의 세월을 맞기까지 30여년의 세월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두 인물의 주요한 흐름 속에 ‘사도’는 튼튼한 곁가지를 쳤다. 인원왕후 역에 김해숙, 영빈 역에 전혜진, 혜경궁 홍씨 역에 문근영, 화완옹주 역에 진지희, 정순왕후 역에 서예지, 무수리에서 후궁이 된 문소원 역에 박소담. 이 모든 인물이 ‘사도’의 영조와 사도, 정조에 이르는 3대 56년 가족사를 잇는다.

이 감독은 “영화를 보면 영조와 사도의 여자들이 조선시대 여성과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당시는 여성이 남성의 피사체처럼 존재하던 시대였는데 ‘사도’ 속 여자들은 누구하나 그런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부터 한낱 후궁까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혼자 존재하는 인물”이라며 “‘사도’를 두 남자의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관객이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정조에 대한 이해

‘사도’ 시사회 후 일각에서는 정조의 분량과 비중, 역할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했다. 정조는 사도와 혜경궁 홍씨의 아들. 아역배우부터 성인 역할로 얼굴을 비춘 소지섭까지 깜짝 출연을 했을 정도로 이준익 감독이 ‘사도’에서 이 인물에 집중한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 그래서 이 감독은 ‘사도’의 정조를 사족이라고 표현하는 일부 시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감독은 “정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사도’의 처음이자 마지막과 같다”며 “정조는 우리가 과거와 어떻게 화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우리나라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갈등을 봐도 그 시작점은 과거와 화해하지 못하는 모습에 있다”며 “한국전쟁과 식민지 역사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가장 아픈 역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의 갈등, 동족간의 갈등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과거와 화해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장년이 된 정조가 할머니가 된 혜경궁 홍씨 앞에서 웃음과 눈물 속에 춤사위를 벌인 장면을 ‘사도’의 핵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용그림이 그린 부채를 호기롭게 펼쳐보이고, 양 팔로 활 시위를 당기는 듯 섬세한 몸짓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조가 아비의 슬픈 이야기를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마음에 담고있는지 대변한다. 조선시대 가장 비극적인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는 사도세자의 삶을 환희의 눈물로 승화시킨 ‘사도’. 수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진 소재와 인물이지만, 그럼에도 ‘사도’가 특별할 수 있는 이유다.

▶ 관련기사 ◀
☞ ['사도' D-day]똑똑한 관객이여, 공부하고 가소서①
☞ ['사도' D-day]현명한 관객이여, 3세기를 아우르소서③
☞ 류현경, 오늘(16일) tvN '수요미식회' 게스트 출격
☞ 설리, 제시카 알바에 뒤지지 않는 미모 과시
☞ [포토]래퍼 도끼, 억소리 나는 슈퍼카 벤츠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