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D-day]현명한 관객이여, 3세기를 아우르소서③

  • 등록 2015-09-16 오전 10:25:29

    수정 2015-09-16 오후 12:59:45

‘사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아버지가 아들 죽인 이야기, 추석 때 보기 좀 그럴 수 있죠.”

‘사도’가 16일 개봉한다. 이미 실시간 예매율이 50%를 넘겼다. ‘변호인’의 송강호, ‘베테랑’의 유아인,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다. ‘천만 영화’로 힘 좀 쓴 주역이 뭉쳤으니 ‘사도’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준익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정통 사극을 지향한 영화, 결코 가볍지 않은 영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봐 줄지가 걱정이었다. 다행히 시사회 후 반응이 좋았고, 묵직한 이야기가 오히려 여운을 준다는 호평도 나왔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큰 빚을 지기도 했다. 이 감독의 연출력도 빛이 났다. 제작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사극을 찍었음에도 손익분기점이 300만 명 밖에 되지 않는 ‘사도’. 화려한 세트와 컴퓨터 그래픽(CG) 등에 의존한 영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 감독 만의 해석을 더한 이야기 자체의 힘이 강렬했다.

내부적인 고민과 함께 외부적으로도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 있었다. 바로 개봉 시점이다. ‘사도’는 16일 개봉을 시작으로 다음 주인 추석 연휴 기간 관객과 만난다. 소위 장사하기 좋은 날이지만 내용이 워낙 무거워 불안한 마음도 든다.

이준익 감독은 “누가 그러더라”며 “추석에 아비가 아들 죽인 영화를 가족이 보겠냐고”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영조와 사도, 정조, 이렇게 3대가 뿌리인 이 영화를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 이렇게 3명 관객이 함께 본다고 생각하니 나도 좀 웃음이 나더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얼굴 보는 명절에 조선시대 가장 비극으로 기록되고 있는 집안 일을 마주하자니 마음이 무거울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의 소신으로 그 우려를 덮을 수 있다는 확신 또한 갖고 있다. 18세기 조선과 21세기 세상의 사회구조를 연결해 보기가 무리 없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자식은 소중하다. 영조에게 사도가 그랬고, 철수 아빠에게 철수가 그렇다. 영조도 철수 아빠도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이 이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해봐서, 가봐서 아는 괴로운 일과 힘든 길은 자식이 겪지 않게 하고 싶은 아비의 마음은 똑 같다.

그 뜻에 반(反)하는 자식의 반항심리는 사도와 철수 모두 같다. 당장 강아지랑 놀고 싶고, 강아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도의 어린 마음은 당장 스마트폰 부터 갖고 싶고,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고 싶은 철수의 철 없는 생각과 다르지 않다.

이 두 인물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엄마 역시 18세기의 영빈이나 21세기의 철수 엄마나 다르지 않다. 남편 옆에서는 자식을 잘 봐달라 당부하고, 자식에게 가서는 아버지에게 잘해야 한다고 타이르는 엄마의 이중생활은 ‘사도’와 ‘우리 집안 풍경’ 어디에서든 유효하다.

이 감독은 “‘사도’가 극단적인 인물과 사건을 그리고 있지만 인물에 맞는 역할을 따져 배치해본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집단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원인, 구조는 비슷하다는 걸 느낄 것”이라며 “오히려 이 비극의 시작이 어디부터였는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통한을 느낄 법한 ‘사도’를 보며 가족끼리 화해하는 법, 슬픈 일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용기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관련기사 ◀
☞ ['사도' D-day]똑똑한 관객이여, 공부하고 가소서①
☞ ['사도' D-day]열린 관객이여, 제목에 갇히지 마소서②
☞ '학교' 샤킬 오닐-추성훈, 서로 알아봤다 "섹시 야마 알아요?"
☞ 류현경, 오늘(16일) tvN '수요미식회' 게스트 출격
☞ [포토]래퍼 도끼, 억소리 나는 슈퍼카 벤츠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