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한국 야구대표팀, 뼈아픈 현주소

  • 등록 2019-11-18 오후 3:40:07

    수정 2019-11-18 오후 3:39:52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아웃 당한 한국 대표팀 4번타자 박병호가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야구 국가대항전에서 한국 야구가 뼈저리게 확인한 숙제다.

김경문(61)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1회초 김하성(24·키움)의 투런홈런과 김현수(31·LG)의 솔로홈런으로 먼저 3점을 뽑고도 이후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대회 전체를 되돌아보면 내용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라이벌 일본과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게도 0-7이라는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대만이 미국에게 덜미를 잡히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한국의 결승 진출은 불가능했다.

중심타선의 부진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패한 뒤 “중심 타선이 끝내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며 “그 부분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한국 야구는 항상 타선에 믿을만한 해결사가 있었다. 2008년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베이징 올림픽에는 ‘국민타자’ 이승엽(43·현 SBS 해설위원)이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데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선 선제 투런포를 거푸 날려 한국 야구를 구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 당시에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37·롯데)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일본과의 4강전에서 9회초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박병호(33·키움)에게 그 역할을 기대했다. 대회 1차전부터 결승전까지 4번타자에 배치하면서 끝까지 믿음을 줬다. 하지만 기대했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타율도 1할대(28타수 5안타 타율 .179)에 머물렀다.

올시즌 KBO리그 타격왕 양의지(32·NC)도 23타수 2안타 타율 8푼7리에 머물렀다. 타선 핵심인 4번타자와 6번타자가 제 몫을 하지 못하다보니 공격 흐름이 번번이 꺾였다.

더 큰 고민은 내년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박병호를 대체할 마땅한 4번타자 감이 없다는 점이다. 대표팀 4번타자를 단기간에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갑작스레 데려올 수도 없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박병호, 양의지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중심타선을 책임져야 한다.

현재로선 박병호, 양의지를 대체하는 것보다 이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빠른 길로 보인다.

분명한 수확도 있었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젊은 주역들을 발견한 것이다. 이정후(21·키움), 김하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핵심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올시즌 KBO리그 최다안타 2위에 오르 이정후는 대표팀 주전 중견수로 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8푼5리 4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10개의 안타 가운데 5개가 2루타였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이라는 점까지 부각되면서 일본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도 결승전 투런포 포함, 27타수 9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6타점이나 올렸다. 김현수와 함께 팀내 타점 공동 1위였다. 김하성은 이정후와 함께 이번 대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귀중한 국제무대 경험을 쌓은 점은 선수 개인에게도 큰 선물이다.

마운드에선 이영하(22·두산)와 조상우(25·키움)가 대표팀 불펜의 핵심요원으로 자리잡았다.

이영하는 5경기에서 8⅓이닝을 책임지면서 1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1.08에 불과하다. 대표팀 내 모든 투수를 통틀어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결승전에서도 3이닝 4실점한 선발 양현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⅔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상우는 대표팀의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150km대 중반의 강속구가 일품인 조상우는 프리미어12 4경기에서 5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일본과 결승전에서 2이닝을 던지면서 1점을 내준 것이 옥에 티였지만 국제무대에서도 빠른공 구위 만큼은 다른 투수들을 확실히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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